우 오 기    

이세상을 살아가는데 소위 전형적이지 않은 여성의 무기는 뭘까?

여성들의 사회에 대한 무기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떠오른 질문이다. 사회의 개념으로 절대 여성일 수 없는(?) 여성들의 무기는 무엇일까? 여러 날을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 은 "오기"라는 것이다.

"오기"라는 감정은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되지도 않을 일에 매달리는 경우나,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는 경우에도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오기"라는 감 정은 지기 싫어함, 자존심을 지키려함, 쉽게 굴복하지 않음 등의 뜻을 가지는 감정이다. 상 상이 될까? 순정 만화의 주인공들이 좌절(?)을 겪으면서도 "나도 할 수 있어"하는 거랑 비 슷하다는 거다.

암튼, 왜 "오기"를 품게 되는지 생각해보기로 하자. 많은 여성들은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강 요되는 이미지를 느끼게된다. 그 이미지가 자신에게 잘 부합되거나 아님 포기하고 거기에 맞추지 않는 한 "오기"가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자의식이 강한 여성 일수록 빨리빨리 자란다. 자신의 의지,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있거나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사회적으로 강요하는 이미지와 충돌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충돌 회수 가 커질수록 "오기"도 커간다. "여자는 그런 거 못해, 무슨 여자가 이러냐, 그래도 남자는 여자보다 우선한다 등등등" 이런 말들이 체화되지 않는 경우 "두고 보자, 뭔가 해내겠어"라 는 것이 마음 속 깊이 새겨지게 된다.

"오기"란 감정이 발현되면 여러 가지 형태를 띤다. 그중 한가지는 "과장된 자신감"이다. 뭔 가 해낸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에 의해 항상 "자신있다. 그 것쯤이야 당연히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게된다. 이 자신감은 실제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오기"가 발현하는 경우가 많다. "오기"가 발현하면 여성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면을 갖게된다. 하지만 이는 남성들에게 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동시에 상당한 경계심을 갖게 한다. 또 한가지는 "분노"로 표풀되는 경우다. 사소한 일에 불같이 화를 낸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오기"란 숨어있다가 나타나는 것이 므로 언제 그 것이 정점에 이르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한 "분노" 는 많은 긍정적인 면을 갖게 된다. 이런 분노가 한군데 모이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지 아 마.

"오기"는 확실히 오히려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많은 소위 성공한 여성에게서 우리는 이것 을 느낄 수 있다. "뭔가 해내겠다"라는 것이 자칫 남성화를 불러올 수 있다. 남성위주의 사 회에서 "성공"하겠다는 "오기"가 여성적 특질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개인적인 성공에 집착하 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다수의 여성들에게 쬐금이나마 도움을 주기는 한다. 적어 도 여성도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편견을 깬건 틀림없으므로. 그래도 성공을 위해 그 자 리를 유지하기 위해 남성보다 더 남성적이 되어버린 여성들을 보면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또, "오기"를 부리는 여성은 남성들에게 공동의 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모난 돌이 징 맞는다고, 얌전한 여성들보다 많은 사회적 공격을 받는다. 따라서 미처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 뜻을 접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오기"가 무기가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이쯤에서 나올 것 같다. 부작용이 너무 큰거 아닌가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기"는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잘 발현시켜나갈 경우에 그렇다는 거지만. 여성이 여성이라는 것을 긍정하지 못하면, 아니 자신도 인간임을 긍정하지 못하면 동등하게 대접받겠다는 야무진 꿈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옳다. 사회적 이 미지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긍정하게 하는데 "오기"만큼 좋은 약은 없 을 것이다. 또한, "오기"는 사회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 여성들을 만들어낸다. 이것만큼 사회 에 위협적인 것이 또 있을까? 이 것만큼 날카로운 무기가 또 있을까.

"오기"라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어쩌면 요녀석의 도움이 아닐까.
당신이 가진 무기를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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