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산점에 대한 손익계산서

우리 헌법은 제 39조 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하여 모든 국민에 대한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는 직간접의 병력형성 의무를 내용으로 하는데 이중 병역법에 의한 군복무 의무만이 직접적인 병력 형성의 의무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대한민국의 신체 건 강한 남성을 그 주체로 하고 있다. 남성만이 병역 의무를 지는 것에 대해 이를 연약한 여성에 대한 보호와 배려로 보아 남성들만의 전적인 희생으로 이해한다면 이는 현대 국가에 있어서의 국방과 병역 제도에 대한 다분히 감상적이고 원시적인 이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의 의무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어서, 병역의 의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방의 의무 는 여성들도 그 수행의 주체가 되고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 남성만을 대상으로 병역 등록하기로 한 것이 문제되어 제기된 재판 내용 중 여성을 그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로 든 것을 살펴보면 남녀 구분에서 비롯되는 '평등'보다는 군사적 필요성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함과 전투 임무 수행과 관련해 군사력의 이동과 교체등에 있어 중여한 문제인 군사적 유동성이 중시되어야 한다는 것 등이 있다.

<이경희, 제대군인에 대한 가점부여 제도의 헌법적 고찰 중에서 (딸기의 임의 편집)>

나는 얼마전에 군대를 제대한 남자들 몇명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나 를 비롯한 3명의 여성과 3명의 남성이 있었다. 우리들은 그 자리에서 군가산점에 대한 이야기와 군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하,그러나, 우리의 < 여자 셋 남 자 셋> 은 티비에 나오는 <남자 세 여자 셋>이 처한 상황과는 많이 달랐다.

최근에 방영된 <남자 셋, 여자 셋>에선 군대가 더 힘드냐 아이 낳기가 더 힘든가를 겨루는 내용으로, 아이 낳는 것 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군대 다녀온 신동엽에게 아 이 낳기도 어려움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 내용이 요즘 많이 토론 되는 군가 산점문제와 거기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논리 중의 하나인 '아이는 여자가 낳는다'라는 논쟁의 변형이라고 생각했다.하여튼 우리는 이런 이야기들은 하지 않았다.

나를 포함한 세명의 여성들은

제대 군인에 대한 가점 부여 제도는 기회균등의 침해, 사기업과 공기업간의 차별, 공 무원 지급간의 차별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는 여성에 대해서 뿐만아니라,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일부 남성들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평등을 초래하여 우리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등권 규정의 이법취지에도 어긋나 므로 위헌의 소지가 많다고 생각된다. 이는 헌법의 평등정신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강제징집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도 아니므로 완전 폐지되어야 한다.(이 글은 좀 미화되 었지만, 일단, 논지는 그러했다.)

라고 주장하면서, 강제 징집 제도에 대한 개선책으로 모병제로의 전환을, 더 나아가 반전 운동을 같이 하자고 그 남자들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그 억울한 강제 징집에 대 한 보상으로는 여성의 것을 빼앗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에게 청구해야 한다고, 즉, 월 급을 실제 노동한 만큼 받고 청결하고 합리적인 군대 생활이 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어쨌든, 불쌍한 여자들의 것을 더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물론 군대에서 청춘을 바쳐야 하는 우리 나라의 신체건강한 남성들이 불쌍하다는 말도 빼먹지 않고 했다. 그러자, 그 중 한 남성이 군대가 얼마나 나쁜 곳 인가에 대해서 그들이 얼마나 힘들었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실, 이런 보상 은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의 빼앗긴 청춘을 생각하면 이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그 남자는 군대란 마치 캄캄한 터널과도 같은 것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자신 은 그 터널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고 이야기 했다.

그래 그들에겐 군대란 터널과 같은 것이어서, 그 2년이 지나기만 하면, 그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 틀림없는 것 같았다. 아, 우리들은 왜 그들이 불쌍하다고 여 겼던가...그들은 그 터널만 지나면, 어른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할 테고 또, 진정한 남 자로서 인정받을 것이 아닌가, 그들에게 군대란 어쩌면 통과의례 같은 것으로 작용하 는 것이 아닌가...

술자리에 가면 언제나 듣는 이야기인 군대이야기, 나는 그 군대 무용담을, 청소년기엔 아버지에게서, 들었고 이제 명절이 되어 집에 가게 되면 친척오빠들에게서 듣고 있 으며, 술자리에선, 복학생들에게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오지 않았던가, 나는 그때 한 번도 그 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고, 그래서인지 한 때 나는 군대갔다온 남자만이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혹 은 군대란 남자 어른들을 찍어내는 공장같은 곳이라고 여긴 적도 있었다.

물론 나는 아직도 강제징집에 의해 군대에 끌려가는 청춘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정말, 군대에 갔다온 남자의 그 2년은 그 남자의 인생에 백해무익 한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군가산점 제도란 아마도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지낸 그들 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아까운 청춘에 대한 피해보상으로서 제기 되는 것일 테니 정말, 그들에게 군대는 백해 무익한 것인지, 사회는 그들에게 (2년동안 공부할 기회를 잃은 그들에게) 그들의 생각 처럼 냉담하기 짝이 없어, 가산점을 주지 않으면 그들의 인생이 너무도 암담해 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이다.

나는 군대에 갔다온 남자들에 가지는 이익과 손해를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비교해 보고 자 한다. 이는 군대 갔다온 남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공정한 보상을 해줄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이래저래 치이기만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밝 혀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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