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


아프니까 거지가 된다.
누구라도 내가 얼마나 아픈지 좀 알아줬으면 좋겠고,
누구라도 내 이마에 손 좀 짚어줬으면 좋겠고,
누구라도 이불 잘 덮고 푹 자라고 따뜻한 전화 한 통 걸어줬으면 좋겠고,
누구라도, 누구라도....라는 식으로
마음은 구걸을 하고 있다.

그러다 퍼뜩 깨달았다.
나의 싸이콜로지는 조지오웰의 1984년에서 고문받던 윈스턴이다.
그 무서운 전기충격(혹은 쥐, 혹은 여러가지 당신의 가장 끔찍한 상상)과
이 나약한 나의 몸뚱아리 사이에
누구라도 좋으니 다른 사람의 영혼, 다른 사람의 육체를
총알받이로, 충격완화제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대개의 경우 가장 적합한 인물은 당신의 연인이라는 것.
그게 내 연애의 실체다.
나는 너무나 비겁하다.

나에게 주어진 조언은 "희망없음"이다.
타로카드를 주선한 친구는 알고 있었을까 그게 무슨 뜻인지.
나는 알고 있다.
이미 5년 전부터 "희망없이 내면의 등불을 밝히고 걸어가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였는데, 못본척 하고 있었을 뿐이다.
너무 끔찍해서.
너무 끔찍할 것 같아서.

요즘은 자꾸 어디 멀리 숲에서 나무 찍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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