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1: 00 AM


            

얼마나 무료하고 막막한 생활을 했었는지 띄엄띄엄한 요즈음의 일기와 말할 수 없이 불어난 몸이 증명하고 있다. 헌미가 기꺼이 추천한 <아돌프>란 근대 소설은 매우 흥미롭다.

<소화불량> 나의 4년 길게는 7년을 일컫는 단어. 근대적 욕망과 사고 방식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는 내가 탈근대의 움직임 속에 들어가 허우적댄다. 근대 이외의 어떤 것에 경도 되어 있었다면 그나마 기댈 것이 있었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근대를 편하게 느끼고 근대적 감수성과 합리화 방식을 좀더 세련되게 정리하고 내화해야 할 그 시간에 탈근대 담론을 구겨 넣어가며 소화 불량에 괴로워했다.

체증, 갑갑함, 초조, 콤플렉스
원흉은 그 섹시함, 반항의 미에 관한 공상, 동경 그래서 삐걱대고 정석을 애써 피했다. 후회되나? "죽음 앞에 공평하고 무기력한 우리" "타고난 글자대로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라고 해야 할까? 그것이 과연 위안이 될까? 내 살에 내 피 속에 쪼글쪼글해지는 뇌 안에 담긴 절절한 기억과 체험의 충격들이 그렇게 가치가 없는 것인가? 저 차원이 강력하다해도 우리를 이다지도 뒤흔들며 고통에 감기게 하는 이 차원은 대단하지 않은가? 왜 그리 태만하게 안주하려 하지? 왜 네가 쳐 놓은 좋지도 않은 굴레를 걷지 못하고 몸을 찌우지?
돼지가 되어가고 고인 물이 되어 간다.

"고인 물처럼 내 맘은 썩어간다"
우습게도 지금의 상황이 그러하다.

깨어나라
타인에 의존하지 말고 가치 없는 자의 수족이 되어 돈 몇 푼에 거친 감정을 애써 지우고 거짓 미소와 딴 생각으로 얼버무리지도 말자. 하지만.......? 넌 무어냐? 다른 사람들이 기꺼이 감수하는 의무들을 팽개치고는 그에 못지 않고도 비생산적인 의무를 자진해서 정하고 겨우 겨우 완수해가며 세월을 줄이고 뱃살을 늘이는 넌 뭐지? 실망이야.. 돼지야.

깨어나 얼른!
머저리 같아
쓰고 즐기고 혹독하니 말하고 그렇게 살아
검증 받지 않은, 모난 성격밖에 드러나지 않는 능력의 끄나풀을 걷어차라
그리고 담담하게 타인을 바라봐
내가 개입되지 않는 낮은 위치에서 발견되는 타인들
인정의 주체들을 말이다.

결핍과 자기 도취의 연쇄에서 벗어나고
무심한 직장의 권태와 허비에서 벗어나고
그 잔머리 굴리는 사람들의 틈새에서 벗어나라

분노다. 지금은 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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