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당신은 능수능란하오'란 말을 들은 뒤로
꼬리처럼 그 말이 날 쫄래쫄래
뒤따라다니다

이미 알고 있었던 걸요.
나도 늘 고민하던 거였어요.
라고 해도.

꼬리에 얼토당토않은 리본묶인
고양이처럼
빨리 허물처럼 내동댕이치고 싶어서
못살겠다. 이 말에 능수능란하지 못하겠다.
(그러고 보면 하나에는 어눌하군.)

능수능란하다는 얼핏보면 유능하다지만.
사전을 곰곰히 들어볼라치면
'땜빵에 강하다'에 상석을 내주고 있는 말이다.

결론을 못맺더라도 끝간데까지
생각을 밀어올려보고 싶은데.
그러다가 게워내면 후련할텐데.
자꾸 결을 맺으려고만 한다.
잘하려고만 한다.

내가 낳은 것들은
하나같이 진정하지 못하고.
그럴싸한 빛만 반짝일줄 안다.
내가 낳은 모범생들.
예쁜 이름표 하나 붙이고선
입안에 고인 침처럼
언제나 잽싸게 튀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야트마한 생각들.

나의 뇌는 혀에 있으니.
달달한 맛에 절어 있을 뿐.
도통 참을성이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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