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새벽
덥다.
더워서 등에 땀띠가 났다.
덥고, 등에 땀띠도 났고 해서, 이 글은 웃통벗고 쓰고 있다.
웃통을 벗고 있으니까 기분이 좋다.
개인적으로 샤워하고 난 뒤 거울 앞에서 벗고 춤추기, 가 은밀한 취미인데,
만약 나 혼자 산다면 아예 그냥 홀딱 벗고
텔레비전 보고, 밥먹고, 청소하고, 책읽고, 그럴 것 같다.
이상한가?
뭐,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
내가 보기엔 지하철에서 다리 벌리고 앉는 사람이 나보다 훨씬 더 이상하다.
아무튼, 이렇게 '즐거운 나체'로 일기를 적고 있자 하니,
달딸들도 언제 한번 맨몸으로 만날 날이 있어야
업그레이드 후렌드쉽을 가지게 될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번득 머리를 스친다.
옛날에 변영주의 영화 속에서, 할머니의 몸이 아주 가깝게 클로즈업 되어
흐르면서 한동안 화면을 가득채운 기억이 난다.
이중섭 그림 속 사람들처럼
빨개벗고 웃고 떠들고
아무렇지도 않고 헤헤헤
그러면 좋을 것이다.
영화잡지 카피가 눈에 딱 들어온다.
"오늘도 미쳐 간다 그래서 행복하다"
오늘도 미쳐 간다. 그래서 행복하다.
(홍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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