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어두운 날들의 일기



하루종일 비가 온다. 어둡다.
4월, 5월, 6월, 다 내가 좋아하는 달들인데, 올해는 짧은 섬광처럼 지나가 버렸다.
지금은 어둡다.

몇 달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다.
쫓기는 것처럼 일을 했고, 소리 질렀고, 사람들과 뛰어다니고, 숨 죽이며 잠이 들었고,정신없이 한 사람에 빠지기도 했다.그렇지만 다 지나고 나니 달력에서 그 날들이 커다랗게 이 빠진 것 같다.

나는 내가 변했다고 생각했나 보다. 나는 전력질주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루하게 주저하지 않고 '이거다, 아니다' 대답하는 사람이 아니다. 후회할 걱정도 없이 상황에 휘말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나는 꼭 다른 사람인 것처럼 그런 일들을 했다.

그동안 일기를 쓰지 못한 건 집에 돌아와 더 뭔가를 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것 말고도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찬찬히 돌아보니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일기를 써왔다. 괜찮을 때도 그랬고, 나빴을 때도 그랬지만, 폭우라도 오는 것처럼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날들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무엇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날들에, 다른 사람과 얘기하지 못할 것 같은 어두운 기분이 드는 날들에, 특히 그렇게 했다. 나중에 의미가 밝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해독할 수 없는 지난 밤의 꿈을 그냥 충실히 옮겨적을 뿐인 것처럼.

긴 공백을 깨고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 우리는 일기를 돌려쓰기로 했다.
날짜의 구획이라는 기본적 관례만 지켜주면,
어떤 주제, 어떤 태도, 어떤 형식도 가능한 일기라는 형태가
지금 우리에게는 매우 적합한 것으로 느껴졌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면,
우리는 당분간 이대로 '있기'로 했다.

매일매일 넘어가는 달력의 보호 아래,
사소하고 하찮고 무의미하고 무질서한 것들을 그냥 그대로 있게 하면서.
어떤 날, 어떤 우리가 어두운 유리병 속의 이 날들을 구할 수 있도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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