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 이렇게 밖에 ... 할 수 없다」
-- 꿈; 내 단 두 가지 욕망들의 서커스



「결론 : 이렇게 밖에 ... 할 수 없다」
-- 꿈; 내 단 두 가지 욕망들의 서커스

꿈 꾼 이 : 묘루

≒ 통영에서
2000. 8. 2. 저녁 7시 (약 1시간의 잠 중에)

◆ 생각나는 장면은 이러하다.
(횡설수설 참아내기--남의 꿈 잠입 제 1 관문)


이슬람(터키?)과 유럽 스타일이 기묘하게 섞인 방.
호사스런 문양의 커튼 사이의 창, 초상화? 그리고 화초와 작은 원형 테이블이 있다.
그 앞의 검은 흐릿한 뒷모습은 남자인 듯하다.
붉고 얇은 비단 가운을 입은 붉고 밝은 긴 곱슬머리의 여자가 그를 향해 서있다.

애초에 나의 시점은 그 남자의 뒤. 숨어서 보는 듯했으나,
어느 순간 나는 그 여자가 되어 이야기한다.
그 남자의 흐릿한 흔적만을 볼 수 있던 내가 그가 매우 어린 소년 이 미지를 가졌다는 것을 안 것은 이 여자와 내가 동일인이 되었을 때였 다.
(그러나, 내 시점은 그대로이고 -남자의 등 뒤-, 그 남자는 계속 흔적 으로 나타난다.)

여자는 낚시 바늘처럼 생긴 단도 크기의 뾰족한 것을 자기의 목에 들 이댄다.
남자와 싸우다 화가 난 듯 하다
"이러면.... 네 아들도 죽는다"
뒤틀린 웃음을 지으며 쏘아보는 여자
갑자기 남자가 그녀를 덮쳐 목을 조른다. 나는 목이 졸린다. 숨이 막 힌다.
남자는 검기만 하다.

암흑,
........................................................
........................................................

≒ 잠이 깬 후의 반응들
(추리--남의 꿈 잠입 제 2 관문)

◆ 숨이 막히는 그 느낌은... 매우 좋았다.
(결국 이 꿈은 성적 욕망에 의한 것이었다)
◆ 하지만, 좋을 경우 빠져들지 않고 곧 빠져 나오는 습성에 단잠을 깼다.
(가위에 눌릴 때도 비슷하다. 좋아하면서 곧 도망치는 것)
◆ 그리고 싸구려 애로/멜로 비디오 같은 어리석은 꿈이라고 씁쓸해 한다.
(자칭 고급 정신 소유자의 쓸데없는 수치심이다)
◆ 그런데 이 꿈은 꼭 누구에게 얘기를 하고 싶었다.
(일종의 과시욕 혹은 노출증이다)
◆ 얘기를 하면 아이들은 '호러'같다고 대답했다.
(과시욕의 해소)

≒ 뒤에___ 생각해보니
(횡설수설 사이 읽기-- 남의 꿈 잠입 마지막 관문)
남의 꿈 잠입의 성공을 위해 '달딸'이 제공하는 만만치 않은 기록


◆ 이 꿈은 성교하는 꿈이라고 느낀다
적어도 나에게는 성교에 있어서 ----을 감추는 도구가 필수적이다


; '천' 에 대하여
나는 직접적인 섹스 장면을 꿈꾼 적이 없다. 14살인가- 한 번 그림에 서 본 듯한 나체의 서구적 풍만한 육체의 여자가 신사복 입은 남자들 과 서로를 희롱하고 있는 장면을 꾼 이후 한번도 없었다.
나의 최고의 애로틱한 꿈들에는 언제나 호사스런 천들이 한 몫을 한 다.
내가 누운 침대의 사각대는 시트 천 주름, 나의 몸을 감싼 반짝이고 매끄러운 옷감 사이 천들의 촉감-향연에 매혹되고 나면 남자는 나와 내 옷감 사이를 단 한 번 만지는 것으로도 족하다. 그러면 나는 놀라서 만족해서 잠에서 깨는 것이다.
너무 소녀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도 동감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런데 휴가 차 간 머나먼 외지에서 나의 신경은 이런 나이브한 성적 욕망에 처절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의식은 진짜 원하는 것을 철저하게 기만한다.
감추기에 도가 튼 의식은 전형적인 '비장미'를 경박하게 이용하여 코미 디를 만드는 것이다. 구구절절한 스토리 속속들이 풀어내야 하는 감정 의 결을 무시한 이 짧고 성급하고 뜬금 없는 장면이 의도하는 것은 대체 뭔가?
결정적인-진실한-생경한 대목-- 남녀 사이, 이것만은 남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실제로 하고 있는 대단스러울 것 없는 그 대목--을 숨기고 변죽만 울려대는 거친 호흡의 요란스런 멜로 드 라마의 이야기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검열을 피하고 수치심을 피하고...
뭐 이렇게 말할 수 도 있을 것이다.

" 옷 ...... 세속적인 허영심, 겉모습으로 현혹시키려 하거나 수치심 또 는 불완전성을 감추려는 충동을 나타내기도 한다......지나치게 공들인 옷은 세속적인 과시에 대한 집착 등을 의미한다. 옷은 옷 입은 자를 실제보다 덩치가 더 크거나 날씬하게 보이게 하고 더 부유하거나 더 가난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 점에서 꿈속의 옷은 자신의 위선에 대한 비난을 나타내기도 한다. 유난히 야한 양복조끼나 넥타이는 자신이 다 른 사람들을 속임으로써 실제와 일치하지 않는 페르소나를 만들고 있 다는 것 스스로 깨닫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비드 폰테너 『꿈의 비밀』(서울; 문학동네, 1998) pp. 91-92.


이런 견해는 화가 나긴 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
발가벗겨진 신체, 탄로 난 상황들, 의도들
이것만큼 난처한 것은 없으니까
호언 장담도 허영도 실천하는 속에서 진실이 될 순간이 있다고 자위 하며 불안한 이십대를 보내는 다소 욕심 많은 젊은이로서 이 정도의 '--체'를 하지 않는다면 진짜 거짓말이다.

◆ 내가 연애-관계-성교 에 도달하기 위해
   결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
      --- 현재로서는
         성교 불가능

그러나,
자해함으로써 성적 욕망의 해소를 기도하는 꿈속 여자의 모습은 딱하 기 그지없는 나에 관한 진실이기도 하다.
신지를 비롯한 친구들은 이 장면을 그 남자를 효과적으로 위협하려는 욕망으로 (내 죽음을 불사하고) 내가 임신한 그의 아이를 죽이려고 한 다고 해석하면서 '네 아들' 이란 단어에 주목한다. 아이도 딸도 아닌 '아들' 이란 단어가 남성에게는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애정 표현을 할 수 없는 사람의 파국-현실이라고 느낀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자타공인)
내게 있어 단 1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은 위험한 존재였다. 개인으로서 의 그가 아무리 유혹적이더라도, 좋아하게 되고 관계를 트면 '남성'의 세속적인 권력으로 날 억압하게 된다는 일종의 남성 결정론에 의한 것이다.
'남성'을 두려워한다고?
예전이라면, '너는 아냐! 짜~~식' 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내가 유혹될 리 만무한 대부분의 개개 남자들이란 그런 권력을 행사할 수 없지. 그리고 우리들의 멀찍이 쿨한 관계는 두려움이나 질퍽한 감정들의 족 쇄 따위는 접근할 구실조차 없으니까.

'남성'-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몸에 각인하고 ---??
(생각만 해도 싫은 단어다)
날마다 확인하며 주눅들어 사느니
없이 깨끗하게 살리라.
그것이 내 작은 인생의 유일한 비장함이었다.

[hint. 이 부분은 과거형으로 씌여 있다.]

혹시
생후 만 25년간 1개월 이상 연애 경력 무
라고 얘기해야 알아들을까?

어찌됐든 이러한 경험은 무경험으로 치기 때문에 어떤 장소에서 과도 하게 솔직해졌다간(이런 과거지사를 드러냈다간) 그나마 애정이 가는 여자들에게서조차 ... 관습상 연애 적령기에 이른 내게 주위에서는 비 웃음과 염려를 가장한 우월감의 수위를 높여간다. 괴로운 날들이다.

[성적 결벽증 소지가 있는 무 매력 '소위, 페미니스트' 노처녀 후보생 이 여기 있다.]

하긴 아직 진짜 유혹적인 조우를 하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

일단 '--없는' 게 있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살며 솔직히 " '--없는' 현실을 비참하게도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이 "너 괜 찮다. 한 번 사귈래?"란 말보다 쉬운 나로서는
'--없는' 오기에 대한 뒤틀린 자족
'--없는' 현실을 가끔 자백하는 가식적 연출
결국 기만과 자학으로 점철된 현실과 '나날이 달성되어 가는' 비장함이 지 꼬리를 문 뱀처럼 떡 버티고 있다.

그리고 이제 의식을 점거한다. 말은 혼탁한 변명처럼 밖에 들리지 않 는다.

[이 허접한 글 사이의 자학과 기만과 가식과 오만을 발견하는 것은 그 리 칭찬받을 일도 못 된다.]

≒ 말로서는 쉬운 해답
(무책임한 결론의 시나리오)

이러한 분열의 연쇄에서 의식이 탈피하는 길은?
유혹적인 조우를 빙자한 또 다른 색깔의 고통으로 의식의 흥미를 돋 구는 것뿐.

[ 링크 모음  |  목 차  |  게시판   |  웹마스터   |  과월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