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메랄다이야기 - 세상 모든 공주 타입의 언니들에게 들려주고픈 동화 ::

 

야옹이

어느 고색 창연한, 아니 고색창연하지 않더라도 어느 짙게 우거진 숲 속에 세워 진 성이라면 공주 한 명 쯤은 있어도 괜찮아. 공주 이름은 에스메랄다. 넘 멋진 이름이지? 물론 밝은 금발에 넘실거리는 곱슬머리를 가지고 있지. 에스메랄다의 피부는 눈과 같을 것이며, 피 빛깔처럼 빨간 입술을 가지고 있어서 하마터면 백 설공주라 불릴 수도 있었을거야. 그녀는 거울을 하루에 87번은 보았을 것이며, 30초에 15번(15th/30sec) 정도는 눈을 깜박이고 싶어했을거야. 에스메랄다가 지 나갈 때면 사사삭 사사삭 치마의 레이스가 마루바닥을 부비고, 하얗고 얇은 팔 은 날개짓을 하는 듯 흐느적 거리고, 햇빛에 반짝이는 금발머리는 가느다란 목 덜미 뒤에서 넘실거리기도 한다. 이때 어쩌다 창밖을 보면 꽃들은 활짝 웃고, 아마 새들은 노래할 것이야. 그림이 그려지지 않니?

훌륭하고 덕망이 높은 에스메랄다의 부모님은 에스메랄다를 너무나 애지중지했 을거야. 창가의 전체 거울을 마주보고 엄마는 그녀의 머리를 빗어내리기도 하 고, 에스메랄다에게 이 옷 저 옷을 입혀보지. 아빠는 그녀의 손을 살포시 쥐고 는 행여 이상한 놈팽이가 손을 댈까, 언제나 같이 산책을 하지. 식탁에서는 뒤 로 의자를 살포시 빼주는 자상함을 보이셨을 거야.
에스메랄다의 꿈은 이땅 모든 공주의 꿈처럼 탑에 갇히다가 기사오빠의 구출과 동시에 구혼을 받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 혹은 한 500년은 성에 갇혀서 잠을 자다가 500년이 되는 어떤 날 왕자오빠의 키스-아니 뽀뽀겠군. 키스는 침이 오 고가는 비위생적인 것이라고 에스메랄다의 아버지가 누차 말했으니까-로 깨어 나는 것일 수도 있어. 세상 모든 공주들은 왕자들을 만나기 전 한번쯤 '구금'상 태를 겪게 되니까.

15살이 된 에스메랄다가 정원에서 금공을 가지고 노니작 거리고 있었어. 그 공 은 요상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마법의 공이었나봐. 금공이 말했어. "나를 우물 에 빠뜨려 주세요. 그렇다면 공주님에게 왕자님을 데려다 주지요." 그녀는 "하 지만 난 힘이 너무 없어서 너같이 무거운 공을 우물에 빠뜨리기 벅찬걸.. 어떻 하지?" 금공은 말했지.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저를 조금 높은 곳으로부터 놓 아주세요. 저 혼자의 힘으로 굴러가보지요" 에스메랄다는 가녀린 팔로 공을 들 고 조금 높은 둔턱에서 공을 놓았다.
휭휭 빙글.. 탁.. 풍덩.. 금공은 혼자 굴러 굴러 우물로 들어갔어.

그런데 갑자기 개구리가 튀어나오며 소리를 지르는거야. "누가 나를 깨웠지. 이 공 주인이 누구야?" 공주는 이 차갑고 스물스물한 생물을 보고는 거의 패닉상 태가 되었어. 그래서 소리를 질렀지. 하지만 코르셋이 꽈악 가슴을 조이고 있는 상태라서 배에서부터 나오는 힘찬 소리는 지를 수 없었어. 단지 "아..으악..!"하 는 미약한 읊조림만 나왔다.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한적한 숲 속이라서 공주는 그만 으앙 울음을 터뜨리고 기절하고 말았어. 기절하는 법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부모님들이 열심히 가르 친 것이라서, 에스메랄다는 우아하게 기절을 행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아름다운 금발이 엉크러지지도 않았지.

이때, 이 숲 언저리를 7명의 난쟁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첫 번째 난쟁이가 말 했어. "어라, 이 이쁜 아가씨는 왜 누워있지?" "죽은 것이 아닐까? 분명 공주 같 은데." 두 번째 난쟁이가 말했어. 난쟁이들은 회의를 했어. 이 아가씨는 묻기에 아까우니까, 투명한 유리관에 넣어놓자고.. 난쟁이들은 합의를 보았다. 그래서 에스메랄다는 투명한 관에 갇히게 되었어. 투명한 관은 꽃으로 뒤덮이고, 영차 영차 에스메랄다를 나르고 있는 7명의 난쟁이 옆으로는 새들이 슬프게 울면서 성가실 정도로 쫓아왔다.
그런데 바로 옆 숲에서는 에스메랄다에게 당연히 어울릴만한 왕자가 사냥을 하 고 있었다. 그녀가 기다리던 짙은 갈색 눈썹과 얇은 입술을 가진 꽃미남의 왕자 가. 왕자는 희고 여린 에스메랄다를 보고 반하게 되었다. "이 유리관을 나에게 넘겨주겠소?" 왕자가 말했어. 난쟁이들은 왕자의 풍모를 보고, 아무 의심없이 그 관을 넘겨주었더랬다. "아마 왕자님에게 어울리는 공주 신분인 것 같아요." 왕자는 시종에게 시켰지. "저 아름다운 아가씨의 관을 말위에 실어라".
하지만 왕자는 너무 멀리 사냥을 나와 있었던 상태라서 에스메랄다를 실은 말 은 너무나 오랜 길을 걸어야 했다. 지치고 힘든 말은 걸음을 어기적 어기적 이 어가야했고, 그 속에 타 있는 에스메랄다는 멀미를 하게 되었어. 아직 죽은 상 태가 아니고 기절한 상태인데다가, 에스메랄다는 너무나 연약했으니까.
왕자의 일행은 3일이 지나서야 왕자의 성에 도착하게 되었어. 아무 것도 못 먹 고 기절한 상태, 하지만 아주 아름다운 상태로 기절해있는 에스메랄다 역시 성 에 도착했지. 왕자는 성에 도착하자 말자 관뚜껑을 열고, 에스메랄다를 쓰다듬 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모진 고통을 당하고 죽었는지" 왕 자는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아주 감미롭게.
이때, 섬뜻한 닭살 기분을 느낀 에스메랄다는 눈을 뜨게 되었다. 왜 닭살이냐 고? 그녀는 아빠가 아닌 어떤 성인 남자의 손길도 받아 본 적이 없거든. 스믈스 믈하고 역한 기분이 든 그녀는 눈을 뜨자 마자 "우웨엑∼ 우웩" 토하고 말았다. 며칠간 말 잔등 위에서 생활한 데다가, 왕자의 느끼한 손길이 어색해서였겠지.
기분이 나빠진 왕자는 벌떡 일어서고 말았더랬다.
'에잇! 더러워'
얼굴이 빨개진 에스메랄다는 허겁지겁 일어나서 도망을 쳤다. 그런데 도망을 치 다가 자신이 내뱉은 토사물에 신발이 잠긴 것이야. "어쩌지.. 어쩌지" 그러나 그 녀는 뒤도 안돌아보고, 자신의 성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집에 돌아온 에스메랄다는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집에서 드러눕게 되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나무랬다. "내가 그랬쟎아. 평소에 너무 많이 먹는다 고" 그녀의 아버지도 옆에서 거들었다. "에스메랄다, 나의 사랑스런 공주야. 이 제 어른이 되고 멋진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몸가짐을 날씬하게 갖추어야 된단다"
너무나 부끄러운 나머지 음식량을 줄이게 된 에스메랄다는 만성 변비에 걸리게 되었어. 조금씩 먹으면 숙변이 빠져나가지 못하니까. 알다시피 변비는 무기력함 을 부르기에, 그녀는 자꾸만 침대에서 꾸무적 거렸고, 신장까지 나쁘게 되었다. 다행히 누렇게 된 혈색은 분칠로 감출 수 있었지만, 온 몸이 약간씩 부어올랐 어.
한편, 더럽다는 말로 에스메랄다를 쫓아버린 된 왕자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그 런 실수 하나는 용납했어야지. 부끄러워하며 도망가는 모습이 너무나 안아주고 싶던걸. 그 하얗게 질린 뽀샤시한 피부라니..' 강하게 후회하게 된 왕자는 그녀 를 찾을 방법을 간구하다, 단 하나 그녀의 단서가 되는 토사물 속 신발을 떠올 리게 되었어. "여봐라. 그 신발을 깨끗하게 씻고 향수를 뿌려서, 인근 숲의 14세 이상 18세 미만의 아가씨들에게 신겨 보거라"
신하들은 열심히 이 신발에 맞는 어린 아가씨들을 찾아보았다. 워낙 작은 신발 이라서, 전족으로 단련된 중국계 아가씨 쪽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게 되었지. 하 지만 전족으로 키워진 중국아가씨는 발가락이 휘어서 길이는 맞아도 폭이 맞지 않은 아가씨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이 신하들은 돌아다니다 다니다 에스메랄다의 성으로까지 도착했다. 에스 메랄다의 부모님은 너무나 기뻐했지. 드디어 아름답고 천사 같은 에스메랄다에 게도 기회가 왔구나 하며. 에스메랄다는 자신의 신발임을 확인하고 자신있게 신 발에 발을 집어 넣었더랬다. 그러나, 신장이 안좋아진 에스메랄다의 발이기에 신발은 약간 모자랐다. 왕자의 신하는 실망을 하며, 되돌아가려고 했다.
"잠깐!" 그녀의 부모님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어. 이들은 에스메랄다를 뒤켠으로 데려가서 이렇게 말했다. "에스메랄다야, 어차피 공주가 되면, 걸어다니지 않아 도 되쟎아. 너의 모든 일은 시녀와 신하들이 알아서 챙겨 줄거야. 그러니 너의 발가락을 도려내라." "그래라. 에스메랄다야. 공주란 손가락만 움직여도 모든 것 을 행할 수 있는 대단한 힘을 가지게 된단다." "하지만 발가락을 도려내다니.. 넘 무셔워여.." 그녀가 대답했어. "그렇다면 발꿈치를 도려내려므나. 뭉글뭉글한 것이, 도려내도 안아플 것 같아" 결국 에스메랄다의 아버지는 그녀의 발꿈치를 도려냈어.
물론 어련히 신발은 딱 들어맞았지.

결국 에스메랄다는 왕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어.
결혼식이 거행된 날, 뒤뚱뒤뚱 걷는 에스메랄다를 보면서, 그녀의 어머니는 눈 물을 흘렸다. 에스메랄다의 아버지는 부인을 토닥이면서 위로했다.

"여보, 드디어 우리의 사랑스러운 에스메랄다가 결혼을 하네요. 울지 말아요. 이 제 저 애도 다 컸구료. 저애가 뒤뚱거릴때마다 흔들리는 실한 엉덩이를 보아요. 정말 아름답지 않소?"

- The End -



 

[ 링크 모음  |  목 차  |  게시판   |  웹마스터   |  과월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