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줌마와 아가씨 사이를 흐르는 루비콘강 ::

 

야옹이



기실 아줌마와 아가씨를 가르는 것은
연령이라는 자연적 시간이나, 결혼이라는 사회적 사건과 같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다.
아가씨와 아줌마는 단지 루비콘 강을 건널 수 있느냐 없느냐로 나뉠 뿐이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달·딸, 2000a: 653-654)

이 강을 건너기 위한 주의사항


수심이 1미터 30㎝에 이른다. 따라서 키에 자신이 없다면 바지를(주의! 치마라면 그 길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물위에 둥둥 떠오른 치마 때문에 속상해질 수도 있다) 둥둥 걷어야만 한다. 바지를 '둥둥'걷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는 언니들은 옷을 홀딱 적실 각오를 해야 한다.
어중간하게 올려서는 택도 없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바지를 걷어 부치는 '아가씨' 인 당신은 금방 강 건너 아줌마 언덕에 도달을 수 있다. 또한 이 강바닥에는 커다란 화강암이 많이 널려 있어 깔끄럽다. 게다가 상류이기에 뾰족하기 이를데 없다. 따라서 다리를 30∼45°가량 저억 벌려 무딘 곳을 찾아 디뎌야만 한다. 이 자세는 보통 은밀한 연상을 유발시켜서 '아가씨'인 당신이 건너려고 한다면 즉각 여선생님 등의 제지를 받을 것이다.
"남자 선생님이 보는데 다리가 그게 뭐니? 남자선생님들이 어떻 게 수업이 가능하겠니?"
그렇다고 통좁은 치마를 입었듯이 종종거리려 한다면 건널 생각을 하지 말아라. 당신 발에 잡히게 될 물집을 책임질 수는 없다.
이 강폭은 넓기도 하다. 따라서 위의 엉거주춤한 자세로 쉬지 않고 건넌다는 것은 불 가능하게만 보인다. 주인 없는 평퍼짐한 돌이 보인다면 주저 말고 엉덩이를 갖다 올려라. 집 중해서 건너왔던 피로를 풀어야 한다. 평소에도 일을 많이 하는 언니들이기에 쉬엄쉬엄 몸조리 를 잘해야 한다. 남의 눈치를 본다거나, 이 참에 다이어트를 하는 맘으로 계속 걸으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옆에서 앉아서 쉬어 가는 다른 언니, 특히 나이 많은 언니 들을 위아래로 흘끗거린다거나, 이상한 우월감의 대상으로 삼지는 말라.
참고로 이 강을 되돌아올 수 없다. 강을 건너다보면 "죽어도 아줌마는 안돼"라고 소리지르는 언니들의 외침과 뒷걸음질이 종종 들리기도 할 것이다.

주의사항을 잘 지켜 단시간에 건너온 당신이라면.....

언니는 분명 편하게 자기만의 스타일로 사는 사람일 것이다. '아가씨', '처녀' 운운하는 되지 않은 수줍음에 발목 잡히지 않을 사람일 것이다. 어느 곳에 가거나 주저 않고 자기의 일 을 하며, 큰 소리로 자기 의견을 말하며 심지어 적절히 치대거리를 할 수 있으며, 옆의 남자 동 료들에게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게 하므로써 그들에게 우월감을 기회를 선사할 리도 없다. 언니 의 털털함은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할 것이며, 늘 가는 동네 가게(비디오가게, 만화가게, 수 퍼마켓, 야채가게)의 주인과 얼굴을 터서 이로부터 우연히 나오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수 완가임에 분명하다.
물론 그렇다고 언니의 나이가 이른바 '아가씨'에 가깝지 않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아 가씨에 가까운 연령인 언니라고 하더라도 이 '루비콘강'을 거뜬히 건널 수 있다면 아줌마 반 열에 오를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가씨 연령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오래된 언니가 이 강을 건너길 벅차 한다면 여러 오빠들은 이들을 '사모님'이나 '아주머니' 정도로 부를 것이 분명하 다. 결국 이강은 자신들이 제시한 불편한 성적 기준, 예컨대 다소곳함(무슨 말을 해도 참는다 혹 은 제대로된 행동하나 못한다), 수줍음(별거 아닌 일에 의사표현을 못하고 비비거린다), 섹시 함(남의 눈혹은 거울만 의식하면서 꾸민다. 분칠한다),을 벗어나서 편하게 생긴대로 자연스럽게 살고자 하는 언니들을 가르기 위해 오빠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하천임에 분명하다. 거뜬히 이 강을 건넌 당신, 돌아올 수 없다고 건너가면 너를 성적으로 안보겠다는 오빠들의 으름짱은 당연 히 무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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