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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향해 쏴라'가 끝나버렸다



별족




매일매일 기다리던 프로가 하나씩은 있던 행복한 때가 지나가 버렸다. 수목 드라마에 아직 정을 못붙이고 월화드라마를 달떠 기다리더니 이제 월요일엔 기쁨이 없다. 일요일이 지나가 버렸다는데서 오는 전형적인 직장인의 우울에 보고싶은 마음이 생기는 멋진 드라마마저 없다니.

처음부터 그러니까 시리즈의 시작부터 드라마를 보게되는 경우는 작가가 하도 대단하거나 출연자들이 빠방하거나한 때이다. 대개는 우연찮게 주말 재방송을 보고 있다가 ,'와 저거 봐야겠는걸'하고 뒤늦게 보기 시작하는 거다. 아주 도입을 모르더라도 사람끄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에는 어떤 전형성이 있어서 줄거리를 따라가는게 어렵진 않다.

내 자신이 매료되었음에도 그 매력을 딱히 설명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이 드라마를 '복수혈전', 이전의 '별은 내가슴에'나 '사랑을 그대품안에', 더 이전에 '질투'와 같은 맥락으로 두어야 할까. 그렇지만 난 학구적인 분석을 하기엔 수동적인 시청자이면서, 이전의 드라마들이 사람들을 매료시킬 때 그 드라마를 볼 수 없었다. 부라운관 속의 삶들보다 다른 삶에 몰두해 있었으므로 아직 집에 오기 전이었고, 또 어딘가를 싸돌아 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암튼 이걸보며 내가 웃는 이유는 만화처럼 과장된 때문인 듯 하다가도 오히려 현실에 가까워서가 아닐까 싶다. 연예가라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만화경같은 세상속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의례 존재하리라는 나의 상상속을 옮긴듯 스타를 꿈구는 가수 지망생을 노리개로 삼는 사장이 있고, 재능있으나 아직 지망생일 뿐인 여자가 있고, 그녀곁에 초라한 삶을 살지만 욱하는 성질 못버리는 남자도 있고, 순정을 바치는 깡패도 있고, 괴팍한 암흑가의 대부도 있고 대책없이 방탕해지는 나이어린 스타도 있고, 재기를 꿈꾸는 매니저도 있고, 딸의 수입에 의존하는 아버지와 못된 계모도 있고.

아마도 상상속의 연예계 - 평범히 상상하는 비범(?)의 세계는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기만 하다면 어찌 평범이 애정을 가질 수 있어. 스타의 무명시절이 묘한 이입을 가능하게 하듯이 바닥바닥 붙은 높은 동네 이웃집에 가수지망생 여자와 매니저가 되려는 가수 운전사의 함께 이루는 성공담은 일정한 이입을 가능하게 한다.

설명이 없이 튀어나오는 짧은 몇마디를 알아듣는 미묘함들도 나를 매혹시키고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여자주인공도 좋다. 가난한 가수 지망생이 스타로 만들어 진다는 기획사 사장이 아니라 옆집사는 젊은 초짜 매니저를 사랑하고 또 그렇게 고백하는게 좋다. 다른 여가수를 사랑(?)하였으나 배신하고 여주인공에게 구애하는 사장은 정말 그녀를 사랑한다고 거의 나를 믿게하였다. 그리고 그건 사실인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새파란 초짜매니저를 사랑해서 그에게 간다고, 스타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건 내 마음이 거부할 때 그것이 성의라도 배반하는 것.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사랑하는 것. 내 마음을 읽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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