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짓-지나친 순진을 이해할 수 없음                                   

별족

사랑하는 사람 단 둘이 침대에서 밤새도록 키스와 포옹만 할 거라고, TV에서 순진을 떨 때면 난 가증스러워 못 봐주겠다. 어린 막내딸에게 '둘이 뭘 하는지 아느냐?'고 다그쳐 묻던 코스비를 본 게 언젠데, (막내딸이 그렇게 말했다, '밤새도록 키스하고 포옹하고 뒹굴뒹굴'이라고. )2,000년의 대한민국 TV시트콤은 '난 오빠가 나쁜 짓을 안 할 거란 걸 알아요'라는 대사를 하게 한단 말이냐! TV마다, '다 준다''날 원하는 걸 안다''망설일 필요 없다'고 노래하는 저 섹시한 여자들이 쌔고 쌨는데, '순풍'에서 막 나가는 혜교가 그럴 줄이야 했다. 그 많은 여자들이 설마 키스나 포옹 쯤 하겠다고 그런 거였어? 하고는 나의 과도한 상상이 문제였던가 반문한다.

설마, 설마 하던 일이 눈 앞에서 벌어지고 나서야, 자각한다. 여전히 혼전 성교는 '나쁜 짓'이고, 그 모든 선정성은 위장이다!!!!

혜교가 그 '나쁜 짓'이란 대사를 한 건 오래 되었다. 그 '나쁜 짓'이란 말 때문에 내내 심란하던 차에, 성인식 뮤직비디오는 방영금지되고 '핏방울이 듣는 장면이 첫 경험을 상징한다'는 칼자루 든 분들의 이유에 박지윤이 '그런 뜻인 줄 몰랐어요'했다는 소문에 또 발끈하고, 가을 동화의 지독히도 끔찍한 저 두 사람이 깨끗한 방에서 키스만 한 후 밤새 울기만 하는 것이 신기하다!!!성교가 둘 사이의 '순수'?한 사랑에 티를 묻히기라도 할 것처럼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둘 다 천장보고 누워서는 혹은 고개 돌리고 눈물만 줄줄 흘린다.

고등학생이던 어느 날, '우리가 이런 짓-성교를 의미함, 입밖으로 절대 꺼내지 못함!-을 통해 생긴다는 게 너무 더럽다고 생각지 않아'라는 대화를 나누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에야 고등학생이던 나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공중파 채널의 '순수'라고 불리우는 이미지들이 자신들은 갖은 영화 다 누리면서 우리만 못 하게 하려는 사기같다고 여겨지지만 말이다.

아마, 가을 동화속의 그런 연인 실재했다면, 카메라가 침범하지 못한 어느 때 , 어느 곳에서 분명히 잤겠지? 그냥 보여줄 수 없어 그런 거겠지?

아마, 순풍의 혜교와 이선생은 별일 없지 않았겠지?

이미 서로 사랑함을 확인한 다음이라면 손내밀지 않는 상대는 얼마나 냉정해 뵈는지, 등돌리고 잠든 상대가 얼마나 가슴 아프게 하는지, 그런 태도가 야기시키는 감정의 기복은 또 얼마나 심한지 설마 설마 모르는 건 아니겠지?

TV는 모험심을 무시하거나-여전히 부도덕한 거라고- 자극하고-'갈 때까지 가보자'는 노래를 들은 건 엊그제다-, 모험심은 TV의 이런 태도 역시 편리한 대로 무시하거나 받아들인다!!

티비 부인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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