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세 개 달린 곤냥이는 무엇을 먹고 사나?
- 황보령 인터뷰

인터뷰 : 딸기, 야옹, 헤마
인터뷰 정리 : 딸기와 야옹


너무 오래된 인터뷰를 이제야 올리려고 하니, 그녀를 보고 반한 것이 옛날 옛적 이야기 같다. 어둠 속에서 기타 하나를 들고 맨발로 나온, 기타 하나 동전 한 닢 뿐의 그녀. 그녀는 그 흔한 자기 소개와 인사성 멘트 하나 안 해줬다. 대신 한마디만 툭 던졌다. "거 조명 좀 죽여주세요. 뻐얼쭘하쟎아요오~" 불필요한 부분 하나 없는 꽉 짜여진 쿨 함이었건만, 노래는 180도 변신하여 비명이다. 어두운 조명 속 그녀는 커트 코베인이었고, 소름을 돋운다. 추운 날 사이다를 마셨을 때, 탄산 알갱들이 미처 대처하지 못한 몸을 마구 굴러다니는 느낌처럼. 그 후 우리는 인터뷰를 핑계로 호들갑스럽게 그녀를 찾았다.

여짓껏 달딸 미팅은 주위의 여자 친구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 친구들은 무슨 생각과 삶을 사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른바 급이 되는 사람들의 인터뷰는 낯설다. 그럼 왜 황보령 씨를 만나고 싶어했을까? 우리가 가진 단서는 '그녀가 페미니즘 문화제 혹은 재미있는 신촌 문화 실험장에 모습을 많이 드러낸다', '리채(Lee-Tzsche)와 친하다(친구는 비슷하니까, 동시대의 멋진 여자 친구일 것이라는 것)', '소년과 같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단서를 꼭 쥐고 그녀와 만났다.

그녀의 노래를 먼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오른쪽 아이콘을 누르세요

술처럼.. 밥처럼.. 공기처럼..

홍대의 대안 공간 루프에서 발견한 황보령 언니(황보령씨라고 칭하기에 그녀는 너무 가까웠다. 그럼 언니지)는 치유받는 중이었다. 그녀 손에는 그녀 얼굴에 있는 피어싱보다 더 많은 수지침들이 아야야 거리고 있었다. 병균보유자 딸기와 헤마는 저마다 자기의 병상을 주섬주섬 끄집어 말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강철 야옹은 건강 문제에 한해서 왕따였기에, 병세에 관한 이야기를 거들지 못하고 무작정 자기 궁금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 첫번째 앨범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의 앨범자켓은 직접 그리신거 맞죠?
- 네

# 타이틀을 왜 그렇게 붙혔어요?
1집에 '예쁜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거기에 귀가 세 개 달린 곤양이 외계인이 나와요. 물고기자리라는 별에서 왔는데, 물만 먹고사는 애 에요. 그러다 지구에 왔는데 물먹고 배가 아야아야 했다는 이야기죠. 이십대 초에 만든 거거든요. 지구가 오염되고.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실질적으로 제 친구가 한 거죠.
(예? 모델이 됐다는 이야긴가요?) 네 ^^ 그 친구가 귀가 세 개 달렸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제가 본 공연 중에선, 쌈지 공연이 가장 좋았어요. 공연을 보고 비명 같다는 느낌, 슬프다라는 것보다 더 남는 느낌 들었어요. 그런 이야기 자주 듣지 않아요?
- 삶이 기쁘진 않으니깐요. 워낙에 내가 해피한 사람도 아니구. 그렇다고 슬픈 사람은 아니고. 사는게 해피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슬픈 일도 없지만 그렇게 기쁜 일도 없고. 기쁘다는 건 순간적이어서, 사는 걸 잘 보면 주욱 기쁘다는 느낌을 찾아 볼 수는 없지요. 노래도 그래요.

# 노래는 언제 만들어요? 아니 만들 수 있어요?
- 아무 때나 만드는데 ^^ 때가 정해져 있진 않아요.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너무 당연한 질문을 했다. 하루에 몇 장씩 정해놓고 글을 써 내려간 발자크 같은 부르주아적 성실성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 대개 사람들에게 작품은 공산품과 다른거니까.)

# 어떤 음악에 영향받았어요?
- 영향을 받은 사람은 밥 딜런. 밥 딜런 좋아해요. 밥 말리는 제가 존경하는 사람이구요. 음악은 웬만하며 좋아해요. 음악은 들어서 좋은 게 좋아요. 그 중에서도 펑크 쪽은 다 좋죠. 제가 펑크라는 이야기를 듣거든요. 근데 한국에서는 펑크가 세계적인 흐름과는 틀리게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평크는 정신적인 건데, 뭐 사랑노래처럼 보여도 거기서의 님은 조국이나 조금 더 큰 것이고 그런데.. (형식적인 기준으로 많이 나누는 것 같죠?) 그래요

(그렇다면 음유시인이 뮤지션으로 된 변화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치 아닌가?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표현하고 싶을 테니까.)

# 음악을 하게 된 시작은 언제에요?
- 기타를 중학교 때부터 쳤거든요. 기타 선물을 받았죠. 그걸 가지고 띵까띵까 하다가. 그렇게.. (그녀는 계속 자신의 기타를 만지작거린다. 수지침을 놔준 분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수지침 놓은 자리에 세균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주의를 받은 직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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