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에게 교육의 권리는 있는가

이 소 리 *



   11월이다. 이제 곧 있으면 고3 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된다. 입 시위주 교육의 온갖 폐해에도 불구하고 대학입시는 그나마 깨끗하게 개인 의 실력에 따라 겨룰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공정한 장 중의 하 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나 보 다. 개인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단지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하는 과 에 들어가지 못하는 여학생의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음미대 입시에서의 남녀할당제이다. 예술을 하는데 웬 남녀? 고개를 갸우뚱거려 보아도 도무 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성악처럼 아예 남성과 여성의 파트가 전문적 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라면 모를까,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고 피아노를 치는데 굳이 남자 여자를 따로 뽑아야 한다는 건 조금 이상하다. 이유인 즉, 완전경쟁을 하면 여학생의 성적과 실력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과 전체 에 남학생이 한 명도 못 들어오기가 십상이어서 아예 출발점부터 달리해 주는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에 들어와도 그러한 사려깊으신 '배려'는 여기저기 눈에 띈다. 사범대 의 경우 임용고시에서 군필인 남자는 최고 7점의 가산점을 받는다고 한다. 임용고시를 치는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니 영점 몇 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 격이 갈리는데 7점을 주는 것은 거저먹기란다. 물론 군대에 가서 국민들을 위하여 젊음의 2년 반을 불사른 데 대한 그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고 어느 정도의 보상은 반드시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교사'로서의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인데 단지 '군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뽑 는다면 그것은 보상을 이유로 미래의 학생들로부터 최상의 선생님에게 배 울 수 있는 권리 자체를 박탈하는 것과 같다. 또한 이는 군대에 영원히 가 지 못할 군면제자와 여성들로부터 최상의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권리' 역시 박탈한다.
   치의대의 경우 인턴을 뽑을 때 전공별로 군대에 '갈' 사람과 '안갈' 사람을 나누어 뽑는 '킴스 넌킴스 제도'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군대에서 요구하는 만큼 현역병으로서의 치의과 전문인력을 양성하려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 단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공간이 '군대'를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치의 사가 되면 사실 봉사해야 할 곳은 군대가 아니라 사회인데 이러한 논리는 도무지 탐탁치가 않다. 아무튼 이 속에서 좌절을 겪는 사람들은 또 여학생 들이다. 군대에 갈 사람을 뽑는 비율이 훨씬 높아서 그 외의 사람들은 얼 마 되지 않는 자리를 두고 피나는 경쟁을 해야 한다. 어떤 과는 아예 군대 안갈 사람은 뽑지도 않기 때문에 사실상 그런 과에는 여학생이 1등을 해도 성을 바꾸지 않는 한 결코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관행이 쌓인다면 국민들은 자신의 이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군대갔다온 의사'에게 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군대갔다온 의사'란 '애기낳을 수 있는 의사'만큼이나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아무런 관계도 없어 보인다.
   대학의 문은 백년도 전에 여성들에게 열렸다. 그러나, 그 안에서 여성이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와 교육할 수 있는 권리는 아직도 다 열리지 않은 것 같다. 사회에서는 여성할당제를 시행한다는데 대학에서는 웬 때늦은 남 성(혹은 군필자)할당제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일까? 두 눈을 버젓이 뜨고도 당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진정 교육권이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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