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으나 끈질긴
"사악한 수컷 기질"에 대한 보고와 반성의 기록

『악마 같은 남성』Demonic Males
(R. 랭햄·D 피터슨(저), 이명희(역), 사이언스 북스, 1998.)


묘 루


사악한 ― 남성?

   제 작년 여름 학교 도서관에서 새로 도착한 듯한 붉은 표지의 책이 유 난스레 눈에 띄었다.『악마 같은 남성』 제목 또한 너무나 선정적인 이 책의 부제는 "(유인원과) 인간 폭력성의 근원을 찾아서" ("Apes and the Origin of Human Violence" 괄호 안은 한국어 번역에서 생략된 것임).

   여러분은 이런 제목을 접했을 때 무엇이 떠오르는가?

   구릿빛 피부의 번드레한 근육과 힘줄을 과시하며 싸움거리를 찾는 마 초씨? 미친 듯이 적의 진지로 들어가 기어코 목을 따내는 용병? 혹은 집 안에서 처자식을 패고 있는 아저씨?

   언제나 남성의 근력에 냉소를 보내지만 솔직히 부딪히고 싶지는 않은 나로서는 대게 완력을 쓰고 있는 남자를 떠올리게 된다. 혐오스럽지만 결 국에는 두렵기도 한 존재로서, 나와 절대 비슷한 점이 없으나 다수이기도 한 개인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사악한 남성이란 자기 힘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나 홀로 잘난 남정네들이 아니다. "Demonic Males" 차라리 "사악한 수컷들"이라고 해야 옳을 듯한 침팬지의 습성을 닮아 있는 악당 "패"를 칭한다. 대표적인 행동 유형은 집단-패거리(침팬지의 경우 평균집단은 열 마리 내라고 한다)를 지어 다니고(이로서 자연히 적을 만든다), 자기 패를 동원하여 홀로 있는 적을 기습 폭행, 살인하는 것이다.
   동족 살인을 일삼는 동물은 인간과 침팬지뿐이라고 한다. 임신하지 않 은 암컷 침팬지 한 두 마리와 대다수를 구성하는 수컷 침팬지 패거리의 암살 행위. 이것이 인간 사회의 살해―전쟁의 모습을 닮아 있다고 저자들 은 말한다.

다음

[ 게시판  |  링크 모음  |  목 차  |  웹마스터   |  과월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