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4 번 글: ...... |
| 글쓴이: 남자 |
글쓴날: 2002년 08월 23일 04시 30분 |
읽은수: 3367 |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오늘 학교에서 당한일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_-;;;(사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에요~) 그치만 저는 너무 억울하고 분통해서.. 여자로 태어났다는 게 오늘만큼 억울한 적은 없었습니다.
: 다음의 진술은 당사자(저) 한편만의 진술이므로 서술상의 주관적 관점이 반영되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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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3 보충학습 2교시 영어시간.
: 영어선생님께서는 독해를 하시다가 잠시 이야기가 딴데로 새서 중국 여행 갔다오셨던 것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 중에 중국 사람들은 아침을 집에서 안해 먹고 밖에 나와서 쭈그려서 뭘 먹더라... 뭐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는데, 영어 선생님께서는 저희들한테 "여기 남학생들 말이야 한국에서 태어난걸 행복하게 생각해야돼. 아침밥도 다 차려주고 말이야."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뜨거운 아침밥 얻어 먹고 다니고 얼마나 좋아. 중국에서 태어났어봐. 한국에서 진짜 잘 태어난거라니까." 이런 말씀을 반복하셨습니다.(영어 선생님이 원래 좀 한말 또하는 스타일) 악의 없이 하신 말씀이라는 것은 저도 알았지만, 자꾸 그러시니까(저는 남들보다 여성 문제에 민감한 편입니다) 제가 "선생님, 그러면 여학생들은 대한민국에서 잘못 태어났다는 말씀이세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께서도 당황하시며 수습하시려고 "아니 그냥 재밌으라고 한말이야. 요즘에는 세상도 많이 변했잖아~" 라고 하셔서 저는 "세상이 변하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돼죠."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몇마디가 더 오갔는데(제 목소리가 싸가지 없게 들렸을지도 모르지만 선생님께서도 실수를 하셨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뒤에서 한 남학생은 제 발언이 맘에 들지 않는지 "좀 그만하자" 이런식의 말을 했고(진짜 몇마디 안했는데) 제 짝(男)(<-주목 인물)은 제 어깨를 주먹으로 툭툭 아플 정도로 치면서 그만하라고 했습니다. 원래 제 짝이 성격이 더럽고 워낙 짜증을 잘 내는 인간이라서 그냥 입을 다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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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쉬는 시간이었습니다!
: 수업이 끝나는 종이 치자, 제 앞줄에 앉은 여학생들과 아까 그 일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짝(男)이 저보고 닥치라고 했습니다. 이 인간이 원래 짜증을 잘 내는 인간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다, 아까 어깨를 맞은 것도 기분이 안 좋았기 때문에 "니가 상관할 바가 아니잖아"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뭐라 그러길래 저도 지지않고 "니가 왜 상관을 해. 내가 뭐 잘못했어? 내가 한거에 대해 논리적으로 반박해봐"라고 하자, 짝은 "니가 선생님한테 그렇게 싸가지 없지 하잖아"라고 하면서 저한테 욕을 했습니다. 여기서 기가 막힌 것은 그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류의 그런 학생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런 인간이 저한테 그런말을 하니까 저도 감정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지 않고, 욕을 했고.-_-;;(제가 말발이 좀 셉니다) 그러다가 제 짝은 제 말발에 맞서기가 힘들었는지, 결국 저한테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갑자기 제 입에 엄지 손가락을 넣으면서 제 입을 잡고 억세게 제 머리를 흔들고, 제 머리를 마구 흔들고, 나중에는 자신의 오른쪽 팔을 제 목에 감고 거의 제 목을 조르다시피 하며 흔들었습니다.(물론 장난스런 행동은 아니었습니다. 격한 분위기 -.-;;)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저는 교실 앞에서 학생의 질문을 받고 계시던 영어 선생님을 소리쳐 불렀고, 영어 선생님께서 달려오셔서 그 학생이 저한테서 떨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학생을 학생부에 처벌받게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어서 교무실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께 "저 xxx에게 폭행당했어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머리는 헝클어지고, 눈물은 질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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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그 학생은 그 쉬는 시간에 담임 선생님께 불려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다음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 불려갔습니다. 저는 그 학생이 처벌을 받을 줄 알았는데(하다못해 반성문이라도.. -_-;;) 담임 선생님께 폭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좀 혼나고, 저한테 사과하라고 하신 것 같았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고3이니까 예민하니까 그런 거라면서 이해하라고 하시면서 사과를 기다려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좀 찝찝했지만 알겠습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보충 수업은 머리에 들어올 리가 없었고, 자꾸 그 사건 생각만 났습니다. 그녀석 어제 모의고사도 못 본거 같은데, 원래 그런 놈이니 사과를 받아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근데 결국 그 녀석은 저한테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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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지금 너무 억울하고 열받아서 공부도 잘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제가 잘못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30명 넘는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서 저한테 그런 인격적 모독을 주고 이렇게 끝내버리기는 너무나 화가 납니다.
: 고3이니까 예민해서 그런거라니요. 그럼 전국에 있는 10만명의 입시생들은 안 예민해서 이러고 가만히 있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무식한 행동을 할 수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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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와서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보다 더 가슴이 아프셨겠죠. 아빠께서는 화가 나셔서 그러셨는지. '왜 나서서 그러냐고. 가만히 있지.' 저한테 화를 내셨습니다. 전 솔직히 아빠의 말씀에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제가 잘못한게 없는데, 정당하게 말한게 뭐가 잘못이냐고 말씀드리니까. 아빠께서는 세상사는 건 그런게 아니라고 특히 넌 여자니까 알아서 피하라고 화를 내셨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여자라는게 억울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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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남자에게 이렇게 폭행을 당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학교처럼 담임 선생님도 없고, 그렇다고 진단서를 끊을만큼 맞은 것도 아니고.
: 그럼 그냥 힘이 약해서 내가 때려주지 못한 죄로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 태권도든지, 권투든지.. 수능끝나고 뭐라도 배워서 힘을 키워야겠습니다.
와~페미니스트분들은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시나 보군요...
님은 단지 여자이기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리플달아놓은거 보니 더더욱 가관이군요...실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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