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 번 글: 어, 그거 재밌네요 |
| 글쓴이: 난다 |
글쓴날: 2000년 02월 22일 14시 47분 |
읽은수: 1488 |
저번 달나라 회의에서 화장실에 글쓰기 권한을 줄까 말까 하다가
그냥 이대로 가자고 결정했었는데
이런 '창의적인' 발상이 있네요.
사도광탄님, 아주 재밌었어요.
재밌을 뿐만 아니라 아주 교훈적이고 유익한데요.
사실 화장실 게시판을 만든 건,
여자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과
그런 게시판이 그대로 유지 되지 않을 거라는 당연한 예측과
회원제 같이 폐쇄적인 게시판은 싫다는 생각과
그래도 삭제를 쉽게 하지는 말자는 원칙 등등이 결합되어서
나온 생각입니다. 글이 결국 삭제는 되지 않지만
글을 옮김으로써 그 영향력을 차단하거나 아니면
방향을 바꾸어 준다고 생각했죠.
사실, 사도광탄님을 비롯한 몇몇 남자친구들에게
미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냥 미안하기로 했던 거예요.
이전 게시판을 닫은 것도 아니니까 거기서 만날 수도 있고 또
충분히 이해해줄거라고도 생각했구요.
안티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여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로 한 거예요.
그 여자가 페미니스트건 페미니스트가 아니건요.
예전 게시판에서 우리의 가장 큰 불만중의 하나는
그렇게 되었을 때 여자들의 목소리가 서로 비슷해져서 다
하나처럼 보인다는 거였죠. 갑자기 '대 남성'구도가 되면
같은 편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건 정말 서로에게 안
발전적이고 재미없는 거죠. 우리는 서로를 다르게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포함하는 우리의
자아를 확장시켜 주는 일일 거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그런데
우리가 좀 미안해하고 재밌어 하면서 발톱을 뽑아버리자고
했던 게시물들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또 긍정적으로
자기 발톱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아주아주 반가워요.
화장실에서도 서로 만날 수 있겠죠.
물론 이전의 게시판도 충분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언젠가 달딸도 '여자전용'게시판을 없앨 때가 되었다라고
생각하게 될 때가 오면 좋겠어요. 충분히 튼튼해졌다고
느꺼지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