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 번 글: 여중생 범대위의 고 윤금이 씨 사진게재에 대한 항의 연서 |
| 글쓴이: 바람 |
글쓴날: 2003년 06월 03일 01시 00분 |
읽은수: 8877 |
고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 이용 규탄을 위한 연서를
부탁드립니다.
이 성명에 동의하시고 연서에 참여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 글밑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리플을 달아주시거나
merphy12@daum.net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이 연서에 동참해 주시길 바라며,
이 성명은 여중생 범대위에게 전달됩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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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범대위의 고윤금이씨 성폭행 현장 사진 이용을 규탄한다!
여중생 범대위는 한국의 반전운동이 시작된 시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단체와 개인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고 윤금이 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중생 범대위의 몰 성적인 반미 반전 운동의 한계와
남성 중심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것이며, 외부의 비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민족주의 운동 진영 특유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왜 고 윤금이씨의 사진인가
이른바 ‘미국의 실체를 알리는 좋은 선전 자료’로 광고된 여중생 범대위의 미국
바로알기 10종 포스터에는 미국의 범죄를 드러내기 위해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 고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이라크 전쟁이
한참이던 중에, 11년 전 기지촌에서 살해당한 성매매피해여성, 윤금이씨의 사진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 지.
아마도 그것은 미국에 반대하고, 한국 민족이 미 제국주의의 희생자임을 드러내는
선전 도구, 자극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고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은 그 처참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데다가, 희생당한 자국민 여성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가부장적 지지를 받기에도 충분한, 한마디로 너무나 적절한
도구였던 것입니다. 그 사진을 게재함에 있어 사진의 주인공이 잔인한 성폭력
사건의 희생자이고, 그 권리를 인정받아야한다는 것은 그들의 위대한 대의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조건임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은 무려 11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반미에 어울리는 좋은 선동자료로써
전시되고 있습니다.
고 윤금이씨의 죽음을 ‘우리 민족’에게 알린다?
여중생 범대위가 고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을 지속적으로 게재하는 것은
마치 고인을 진정으로 기억하고 추모하려는 듯 보이나, 이는 철저한 기만일
뿐입니다. 윤금이씨는 한국 땅에서 성매매 피해여성으로, 그 중에서도 소위
말하는 ‘양공주’로 가부장적 사회의 온갖 비난과 멸시를 받는 존재였고 단
한번도 이 땅의 성원으로써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미군 범죄의
희생양이 된 순간 그녀는 고귀한 이 땅의 가엾은 딸이 되었습니다. 성폭력과
성매매 등 여성의 몸과 삶 전체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해서는 무관심과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여성이 그들이 설정한 ‘공동의 적’에게 폭력을 당한 순간, 민족의
딸로 멋지게 포장하여 이용하는 것이 바로 그들이 피해자 여성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여성은, 여성의 몸은 감상적 민족주의를 불러
일으키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민족에 여성의 자리는 처음부터
절대로 있을 수 없었습니다.
여중생 범대위 측에서 티끌 만큼이라도 성폭력과 성매매 등 이 땅의 여성들에
대한 고민이 있었더라면 고인의 성폭행 현장 사진을 이런 식으로 게재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이 택한 ‘포스터’라는 방식 역시 그
사진이 고인에 대한 추모 보다는 필요한 사람들에 의한 선동 자료로 쓰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는 한번도 어느 집단의 권위자가 처참하게 살해당했다고
해서 그 주검 사진을 대중 앞에 게재하고, 포스터까지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그들에게 있어 여성을 도구화 하는 일이 얼마나 일상적인
것인가를 보여주며, 그들이 여성의 죽음을 얘기하는 방식이 얼마나 남성중심적인
시선에 머물러 있는 가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여중생 범대위에서 주장하고 있는 미군 장갑차 사건을 비롯한 여타
미군범죄의 올바른 해결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성폭행 피해자인 여성의 몸을 도구적으로 이용하고 전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런 행위는 피해자 당사자 뿐만아니라 여성의 몸에 일어난
폭력을 봄으로써 성적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입니다.
이에 우리는 여중생 범대위에게 2003년 6월 6일 까지 고 윤금이씨의 성폭행 현장
사진 게재를 중단하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한, 여중생 범대위에서 진정으로
고인을 추모하고자하는 뜻이 있다면 사진을 고인의 영정 사진으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이에 응하지 않을 시 우리는 여중생 범대위에 대한 직접 행동 역시 불사할 것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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