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1 번 글의 답장글: RE: 산에 가는 게 좋아요. |
| 글쓴이: 이민화 |
글쓴날: 2003년 02월 20일 12시 51분 |
읽은수: 3744 |
무슨 일이 좀 있었답니다. 연필 깎는 칼을 손목에다 대고 정맥만 살짝 건드려서 혈관에서 피가 한 30분 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한 이틀 들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어디 그럴 수가 있나요. 그래서 그냥 참았어요.
별족님의 글을 읽다가 문득, 손목을 그어 피를 내고 싶은 그 순간이 내게는 포기하고 싶은 눈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러 A나 B, C 같은 아무 말 없이 거기 있어줄 것 같은 사람을 불러 밥을 먹었어요.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쉬어가면서 한 숟가락씩 열심히 먹었어요. 꼭꼭 씹어 먹었어요.
나이는 자꾸 먹는데, 회사를 오래 다녀도 남들처럼 로또나 주식투자에 솔깃해하면서 살게 되지를 않아요. 나이는 자꾸 먹는데, 아직도 혼자 방 안에서 춤추는 기쁨을 함께 할 사람들이 누군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사귀어요. 나이는 자꾸 먹는데, 나는 아직도 생긴대로 사는 것 말고는 다른 사는 방법을 몰라요!
눈길을 걷고 있어요. 가끔은 숨이 막힐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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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딸 업데 하면 안 잡아먹지? 여러 언님들의 글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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