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처럼 저도 <귀신>과 <무당>이 등장하는 꿈을 몇 년간 꾸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님의 여성성과 관련이 깊은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자 귀신은 <입>이 봉쇄당한 여성, 전근대성을 상징해왔습니다. 그녀가 왜 님을 쫓아다녔는지, 왜 현관이 아니라 <집>, <주방>을 뛰어내려 외진 길로 도망을 갔는지, 님이 실제적으로 처한 환경을 텍스트 삼아서 분석해 보는 건 어떨까요? 중고등학교 때 꿈이라면 그 시절의 경험을 기억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집>을 점령한 대상 및 공간과 두려움을 연결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그러세요, 귀신을 피하지 말아보세요. 그런데 귀신을 물리쳐야 한다는 강박증을 좀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차라리... 이렇게 보는 건 어떨까, 싶은데. 귀신이 님의 또 다른 여성의 모습은 아닐까 전면적으로 대면하거나 님을 공포스럽게 하는 귀신이라고 생각될 만한 존재들이 누굴까 탐색해 보는 거예요.
: 어렸을 때 자주 꾸던 꿈인데,
: 어렸을 때라고 해봐야 중고등학생때지만.
:
: 언제나 집에서 애들과 놀고 있다가
: 약간씩은 다르지만 누군가가 집을 점령했다는 것을 깨닫고
: 도망간다.
: 애들과 떼로 우르르, 들릴까 무서워 살금거리면서
: 현관에 가서 신발을 집어들고
: 반대편에 있는 주방 베란다로 뛰어내려서 도망간다.
: 뛰어내릴 때는 아이들은 없어지고 언제나 나 혼자가 되고
: 큰 길 쪽으로 달리는데 언제나 정신을 차려보면 반대편인 산쪽이다. 외진 길목이 있는.
: 그리고 항상 누군가 쫓아오고 있다는 건 아는데 누군지 본 적은 없다. 항상 귀신이라고는 생각했는데, 귀신이라서 안 보이는 건지도 모르지만.
: 이런 꿈을 한 4-5년 정도 꾸다가 대학교 2학년때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등판에 숨어서 귀신이 날 지나친 뒤로는 안 꾸게 됐다.
: 깨어나서 약간 실망스럽긴 했지만, 도망치거나 싸워서 이긴 게 아니라 숨어서 잠시 피했던 거니까. 그래서 다음에 다시 이 꿈을 꾸게 되면 숨지말고 꼭 귀신과 싸워봐야지 했지만 그 뒤로는 꿈을 안 꾸게 되서리. 이런 말 라다가 오늘 밤에 나타나면 어쩌지. 약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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