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 번 글: 난다씨와의 대화 -- 생활의 지혜 5. 다림질 |
| 글쓴이: 무넝이 |
글쓴날: 2002년 04월 29일 22시 53분 |
읽은수: 4029 |
5. 다림질
이난다
바쁠 때 꼭 다림질을 해야 하는 옷이 입고 싶고, 그래서 다림질을 해 입으면, 꼭 그날 비가 온다. 그래서 나는 다림질이 필요한 옷을 입고 싶어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그런데 친구가 오늘 좋은 것을 알려주었다. 쌀쌀한 날 집에 돌아와서, 아, 방이 춥구나, 라고 생각할 때, 그럴 때 다림질을 하면 아주 따뜻해진다고.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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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넝이
대학을 6년 다녔는데 화장을 하고 등교한 날이 30일도 안 되는 것 같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는 화장하기가 귀찮고, 시간 낭비 같다가,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이 화장한 걸 보면 나만 초라한 것도 같고, 유난스럽게 게으른 것 같아 머쓱해졌다. 학년 초에는 의례 “이제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으니 화장을 하고 다녀야지.” 했지만 그건 주로 자기 전에 하는 생각이고 아침이면 결국 습관처럼 로션만 얼굴에 북북 바르고 등교하곤 했다. 그러다가 학기 중간쯤에 접어들면 안 하던 화장을 한다는 것이 더 쑥스러워서 그 학기도 화장을 잘 하지 않고 보내고 말았다.
취직을 하면서 “이제는 화장을 해야 하겠구나.”했다. 그러나 직장조차도 내가 규칙적으로 화장하게 만드는 데는 역부족인 듯 하다. 밤이면 이 책 저 책 뒤적이고 몇 개 되지도 않는 판인데 이 음악 저 음악 돌려듣다가 늦게 잠들고 아침에는 늘 계획한 시간보다 조금씩 늦게 일어난다. 아침 일과 중 화장이 가장 후순위로 밀리게 마련이므로 나는 종종 화장을 건너 뛰고 출근한다.
생각 끝에 화장품을 등에 매는 내 커다란 핸드백에 싸 짊어지고 다니기로 하였다. 나는 출근하자마자, 오전에 커피를 마시고 나서,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에 졸릴 때, 퇴근하면서 등 대중 없이 내키는 때에 화장을 한다. 죄 남자인 동료들은 내가 이상하면서도 차마 거기에 대해 무어라고 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하루 중에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쯤 화장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한산한 회사 여자 화장실에서 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화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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