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 번 글: 난다씨와의 대화 -- 생활의 지혜 3. 냄새 |
| 글쓴이: 무넝이 |
글쓴날: 2002년 04월 29일 22시 54분 |
읽은수: 4732 |
3. 냄새
이난다
마늘을 다지다가 깨달았다. 엄마한테서 자주 희미한 냄새가 나서, 나는 그게 엄마 냄새라고 생각했었는데, 나한테서도 이제 엄마 냄새가 나는구나. 끼니마다 마늘과 양파와 파를 썰면서, 나도 엄마 냄새를 가지게 되었구나.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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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넝이
요즘 유행하는 안동찜닭을 먹으면서,
“우리 엄마가 해 주는 닭찜이 더 맛있어.”
라고 무심코 중얼거리고, 미장원에 앉아 엄마였다면 미용사에게 무어라고 주문했을까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화장품을 사기 전에 너무 비싼 것은 아닌지 너무 싼 것은 아닌지 갸웃거릴 때 엄마가 떠오른다. 하나도 깔끔하지 않은 성격이면서, 나보다 더 지저분한 남자 친구들을 만나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엄마와 똑같은 어조로. 모임이 있을 때 한 번쯤 좌중을 웃기지 못하면 기분이 개운하지 못한 것까지도 어쩌다 엄마를 닮아버렸는지 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혼자 웃는다. 한사코 한 가지도 닮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리던 대학 시절의 나는 이미 너무 닮아 있다는 사실의 反證이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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