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6 번 글: [해외]아랍최초 도발적 여성잡지 선풍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5월 19일 13시 52분 |
읽은수: 2881 |
어떻게든.. 이슬람 쪽에서의 일이라면
관심이 가는 것,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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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최초 도발적 여성잡지 선풍
문화일보 20000511 16면(외신) 03판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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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보수주의가 뿌리깊은 아랍사회의 여성들도 오르가슴과 같은 금기시되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싶어해요” 팔레스타인 여성들을 위한 최초의 개방적 잡지 ’라일락’을 창간한 야라 마슈르（２６）의 설명이다
． 뉴욕타임스지（紙）는 지난 ４월 이스라엘 나사렛에서 창간된 잡지 ’라일락’이 도발적인 문제제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잡지는 내용과 달리 표지만 보면 서구에서 발행되는 여느 잡지와 다를 바 없다． 금발의 스페인 수퍼모델이 허벅지를 드러낸 채 몸매가 완전히 드러나는 가운을 입고서 뇌쇄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짙은 핑크빛 표지에 등장한다． 개방적인 이슬람 여성들조차 거부감을 가질 정도로 파격적인 이러한 잡지표지는 튀는 데 성공했다． 이 잡지의 창간호 １만８０００부가 하루 사이에 날개돋힌 듯이 팔린 것．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아랍사회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 아랍여인들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성형수술에 대한 특집기사와 ’여성의 존엄은 처녀막에 달려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한 이집트 페미니스트의 이야기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잡지는 또 십대취향의 기사들， 유명인들의 솔직한 사생활 이야기，페미니스트들의 글，사회적·종교적 주제 등이 망라돼 있다．
편집장 마슈르는 소수파내의 또 다른 소수파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여성들에 주목했다． 이스라엘의 ６００만 인구중 ２０％를 차지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인구 중 커리어우먼을 꿈꾸며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１２만명 정도의 젊은 여성들에 촛점을 맞춘 것이다． 이 잡지는 팔레스타인인 여성 최초의 비행기 승무원 등의 이야기를 실어 이들의 사회활동을 부각시켰다．
마슈르가 이처럼 독특한 잡지를 만들게 된 것은 성장과정에서 연유한다． 부유하고 개방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마슈르는 서구에서 성정치학을 전공했고 귀국해서 자신이 배운 것을 잡지를 통해 구체화시켰다． 그는 팔레스타인 민족문제 등 정치와 관련된 글은 다루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팔레스타인의 최근 정치적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자 젊은이들은 정치보다는 연애이야기와 성담론 등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마슈르의 잡지는 이것을 포착한 것． 그러나 그녀는 페미니즘 관련 기사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속적인 이야기들을 다루는 것에 대해 전혀 죄책감이 없다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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