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 번 글: [미술/전시] 죽은 차학경을 서울에서 만나다.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5월 10일 09시 44분 |
읽은수: 6946 |
낯선이름이지만,
꼭 만나보고 싶은 분이네요.
문의 전화는 이정우씨에게로. (어떤 이정우씨냐 하면 그 이정우씨 입니다)
H) 018-244-6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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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차학경을 서울에서 만나다.
오는 5월 26일 아트선재센타에서 열리는 <코리아메리카코리아 KOREAMERICAKOREA>전은 쉽게 만나기 어려운 코리안어메리칸 작가들과 그들의 작업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이다. 근래에 보기 드문, 잘 짜여진 대형기획전시인 <코리아메리카코리아>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작품은 역시 차학경의 비디오 설치 작업 - <방랑객 EXILEE>(1980년)이다.
차학경(미국 이름 테레사 학경 차 Theresa Hak Kyung Cha)은 한국의 대중들에겐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미국의 예술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대표적 포스트 모던 페미니스트 작가이다. 그는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포화를 피해 부산에서 피난 중이던 그의 부모들은 1962년 미국 하와이로 이민을 떠났으며, 1964년에는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였다. 그 이후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부분의 여생을 보냈다.
차학경은 카톨릭계 학교인 성심(Sacred Heart)수도회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곳에서 프랑스 문학을 배웠다. 고교 졸업 후 그는 잠시 샌프란시스코 대학에 등록했다가 곧 버클리 주립대학으로 전학했다. 버클리에서 그는 10년간 공부하면서 비교문학 학사학위(1973), 예술 학사학위(1975), 예술 석사학위(1977) 및 미술 실기 석사학위(M.F.A)(1978)를 받았다. 그는 1974년에서 77년까지 버클리 주립대학 미술관의 퍼시픽 필름 아카이브(Pacific Film Archive) 에서 안내 및 출납계원으로 일하며 다양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는 쟝 뤽 고다르(Jean-Luc Goddard)나 크리스 마커(Chris Marker) 와 같은 명감독들의 강의를 듣기도 했으며, 1976년에는 파리에 소재한 미국영화연구소(Centre d'Etudes Americaine du Cinema) 에서 공부하면서, 크리스티앙 메츠(Chirisitian Metz), 레이몽 벨루르(Raymond Bellour), 티에리 쿤젤(Thierry Kuntzel), 모니크 위티그(Monique Wittig), 랭 프리트팽송(Hreinn Frithfinsson)과 율리스 카리옹(Ulisses Carrion) 등을 포함한 많은 큐레이터와 예술가들, 평론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차학경은 1979년, 미국 이민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으며, 1981년의 두 번째 한국 방문 때에는 완성하지 못한 영화 <몽고로부터의 하얀 먼지(White Dust Form Mongolia)>를 찍기 시작했다. 1980년 그는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뉴욕에서 그는 테넘 출판사의 편집자 겸 작가로 일하면서 두 권의 주요작품을 발표했다. <딕테(Dictee)>와 <어패러투스(Apparatus)>가 그것이다. <딕테>는 이미지와 문자가 뒤섞인 시들을 꼴라쥬한 책으로, 오늘날 포스트 모던 페미니스트 지식인들에게 교과서적인 텍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어패러투스>는 영화장치에 관한 글을 모은 산문집이다.
1981년 차학경은 엘리자벳 섹톤 칼리지(Elisabeth Secton College)에서 비디오 아트를 가르치는 전임강사로 일했으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디자인 부서에서 일하기도 했다. 1982년 그는 노바 스코티아 칼리지(Nova Scotia College)의 미술/디자인과의 예술가를 위한 체재 프로그램에 당선되었다. 같은 해 5월 그는, 1975년이래 절친한 친구로 지내온 리차드 반즈(Richard Barnes)와 결혼했다.
그러나 1981년 11월 5일, 차학경은 뉴욕에서 강간·살해당했다. 1993년과 95년, 휘트니에서 그에 대한 회고전의 성격을 띤 개인전이 열리면서 뒤늦게 차학경이란 이름이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1997년 그의 대표적 저작인 딕테(Dictee)가 한국어로 번역·출간 되었고(김경년 번역, 1998년, 토마토 출판사), 또 그것이 98년 연극으로 상연되기도 했지만(1998년 6월, 오경숙 구성·연출, 극단 뮈토스), 아직도 차학경의 이름은 우리에게 적잖이 낯설다. 난해한 그의 글쓰기 탓인지 한국어판 <딕테>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으며, 연극은 번역본을 자의적으로 재해석한 탓에 그렇고 그런 '비운의 예술가 이야기'로 전락하고 말았다(전시 기간 동안 아트선재센타는 차학경의 <딕테>를 판매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코리아메리카코리아>전을 통해 차학경의 비디오 설치작업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가져온 사람들에겐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의 작업을 둘러싼 무성한 입소문들 대신, 실제 그의 작업을 대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번 전시가 다른 코리안 어메리칸 작가들의 작업들과 차학경의 작업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더욱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 번 전시를 위해 방한할 수많은 관계인사들 중엔 차학경의 동생인 차학은(미국이름 버나뎃 학은 차 실비어스 Bernadette Hak Eun Cha Silveus)과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데이빗 로스(David Ross)도 끼여있다. 차학은은 차학경과 함께 퍼포먼스를 진행한 적이 있으며, 이번 전시에 언니의 작품을 올바르게 설치하기 위해 방한한다. 데이빗 로스는 차학경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인물로 버클리 대학 재직 당시, 차학경의 모든 작품을 기증받아 정리한 인물이다. 우리가, 5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아트선재센타에 머무를 이 두 사람과 인터뷰를 한다면, 차학경에 대한 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문의전화 : 아트선재센타 큐레이터 이정우 018-244-6546)
####### 차학경의 인물 사진과 작품 슬라이드를 요청하시면 곧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차학경의 주요 전시
2000년
코리아메리카코리아(KOREAMERICAKOREA), 아트선재센타 & 아트선재미술관, 서울 및 경주
미국의 세기: 예술과 문화, 1900-2000, 휘트니 미국미술관, 뉴욕
1999년
서치라이트 밀레니엄의 자각, 캘리포니아 미술 & 공예대학,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세계의 개념주의 미술: 기원의 시점, 1950년대-1980년대, 퀸즈 미술관, 뉴욕 퀸즈; 워커아트센타, 미네소타 미니아폴리스
1998년
순간의 무한면: 미술가의 비디오와 다큐멘타리 영화, 시티 칼리지, 뉴욕
1996년
가시세계의 내부, 보스턴 현대미술관, 메사츄세츠; 국립여성미술관, 워싱톤 디시; 화이트 채플 아트 갤러리, 영국 런던
1995년
테레사 학경 차; 방랑객(EXILEE), 휘트니 미국미술관, 뉴욕
1993년
테레사 학경 차; 다른 것을 보고 다른 것을 듣다, 객원 큐레이터 로렌스 라인더(Lowrence Rinder)의 기획, 휘트니 미국미술관, 뉴욕
1992년
잘못된 정체성,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미술관 산타바바라; 포크방 미술관, 독일 에센(1993), 포름슈타트파크, 오스트리아 그라즈(1993)
1990년
테레사 학경 차, 매크릭스/버클리 137, UC 버클리 미술관과 퍼시픽 필름 아카이브,
1989년
일대기, 그 자신의 이미지 속에서, 밀스 칼리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1984년
차이: 재현과 섹슈얼리티에 관하여, 신현대미술관, 뉴욕
1982년
치환,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드의 시네마떼크,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구절, 현자에의 경의(Passages, Paysages), 키즈퀴스 씨네마떼크, 홀랜드 헤이그
여성의 노동, 더 키친, 뉴욕
1981년
예술가의 책, 스테테리크 미술관, 홀랜드 암스테르담; 리빙 미술관, 아이슬랜드 레이캬비크
1980년
방랑객(EXILEE: 최초의 대중 공개),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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