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게시판

(이곳은 관리자가 운영하는 게시판입니다.)
수다떨기(여성전용)   수다떨기(누구나)   여성학게시판  

346 번 글: [성폭력]여대생 성폭력, 교수 선배가 대부분
글쓴이: 별족 글쓴날: 2001년 11월 20일 13시 22분 읽은수: 37076
여대생 성폭력, 교수 선배가 대부분
- 사전예방 및 사후처리 걸림돌로 작용


고애순 기자 solbi0914@hanmail.net

학내 성희롱·성폭력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회자되고 있다. 반면 적절한 보호나 예방을 위한 상담지원체계나 가해자에 대한 제재 등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16일 오후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C동. 본교 상담봉사센터(소장 박태수 교수) 성희롱·성폭력 상담실 주관으로 열린 '학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와 대책' 세미나는 대학생들의 성희롱·성폭력 의식 수준, 발생 유형, 대처방안, 후유증 등 영향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장이었다.

세미나는 상담봉사센터가 1학기 때 제주대학교 여학생 4509명에서 균등 표본추출한 627명에 대한 학내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개됐다.

상담봉사센터 김두화 교수는 "학내에서 성별, 나이, 직위 등 복합적인 권력관계를 보이는 교수나 선배에 의한 성폭력 피해가 전체 사례의 84.3%를 차지"하고 있고 피해를 당했음에도 외부로 알려지기를 두려워하고 불이익을 당할까봐 스스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이중의 고통이 수반되는 악순환이 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피해 유형별로 살펴보면, △1위가 불쾌한 음담패설이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언어적 행위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훑어보는 신체적 행위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하는 행위 △모임자리 등에서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음란한 눈빛으로 보는 행위 △버스나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불쾌한 신체접촉을 하는 행위 △음란한 사진, 그림, 낙서, 출판물 등을 보여주는 행위 △입맞춤이나 포옹, 뒤에서 껴안기 등의 신체접촉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중복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성적 모멸감을 불러일으키는 말과 미세한 신체접촉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음란성 대중매체의 영향"이라고 답한 학생이 24.9%로 가장 많았으며, 사회의 허용적인 태도(24.2%)나 향락적인 사회분위기(18.0%), 가부장적인 사회구조(13.4%), 법적 규제의 미비(7.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최초로 경험한 시기는 대학 입학 후가 34.4%, 고등학교 때 13.4%, 초등학교 때 5.9%, 중학교 때 5.7% 순으로 응답, 대학입학 후에 상대적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입학 후를 기준으로 입학한 6개월 사이에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22.8%로 가장 많았다. 입학한 지 1년 이상 지나서 경험했다는 학생도 16.7%를 차지, 입학 초기부터 피해경험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에 대학 신입생 중심의 성교육과 예방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에서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26.7%로 가장 많았고 M.T 장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차 안에서, 한적한 곳 등 축제나 각종 행사 모임에 들뜬 분위기에서 일어나는 게 대부분이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주변인의 방치와 무관심"때문이라는 응답이 11.6%, "술에 만취되어서" 그리고 "한적한 장소라서" 등의 다양한 이유가 지적됐다.

▲가해자는 주로 학과 친구나 선후배(32.7%) 또는 동아리 친구나 선후배(18.2%) 등 피해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피해 당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라고 응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고 신분적 불이익 등 "학교생활이 불편해질까봐",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당할까봐", "거절하면 상대방이 무안해할까봐"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당시 외적인 반응으로는 "주로 그냥 웃어넘기거나 무시 또는 아무 의사표시도 안했다"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 "소리를 지르거나 싫다" 등의 적극적인 거부의사표시를 한 경우는 11.2% 정도에 그쳤다.

▲해결방법에 대한 설문에서 "스스로 해결한다"가 28.1% "가까운 주변사람과 상의한다"는 응답이 42%인 반면 "전문상담기관에 의뢰하는 경우"는 극히 소수에 그쳤다. 전문상담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남에게 알려질까봐 겁이 나서"이고 막상 학내에 "하소연할 곳이 없거나 전문적으로 해결해줄 고발센터나 기관이 없어" 등의 이유도 거론됐다.

이처럼 학교 안과 밖에서 무의식적으로 성희롱·성폭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피해자의 인식 정도에 따라 대응방안과 후유증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대생들의 성의식 조사에서는 △여성의 순결 "지켜져야 한다"가 46.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본 학생도 39.1%를 차지, 과거 순결지상주의에서 성의식 개방으로 변화하는 세태를 보여줬다. △남성의 순결 "지켜져야 한다"에 47.7%가 응답했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자도 37.3%로 나타나 여성순결의식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는 "사랑하는 사이라면 문제없다" 36.5%,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0.3%, "상황에 따라 다르다" 26.6%를 차지했고 "사랑에 관계없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학생도 1.1%나 됐다.

△성 관계 대상은 "사랑하는 사람"인 경우가 60.8%로 절반을 넘어섰다. "배우자"라는 경우가 그 다음으로 가장 많아 31.7%를 차지했고 소수의견으로 "성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이라고 응답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순결, 혼전성관계, 성관계대상 등에 대한 성의식조사에서 보여지는 여대생들의 성의식은 개방적임을 알 수 있다.

개방화된 성의식하에서 자유로운 이성교제가 빈번해지고 있다. 하지만 성문제는 마땅한 대안 없이 친구나 선후배의 충고에 의존하는 수준이다. 대학에서 성교육을 받았던 학생은 0.5% 수준에 불과, 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반증한다.

이에 체계적이고 개방적인 성교육의 필요성(78.9%)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성교육에 포함돼야 할 내용도 "성에 대한 올바른 의식과 태도" 14.7% "월경, 피임, 사정에 관한 지식" 13.0%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과 처리" 11.8% "혼전 성관계" 7.9%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다뤄지기를 응답자들은 희망했다. 성교육 방법도 교양과목 개설 등을 희망하는 학생은 38.0%, 외부전문가의 초청특강을 바란다가 26.3%, 학내 상담관련기관을 통한 성교육도 26.%를 차지했다.


오마이뉴스 11. 19
목록보기 이전글 다음글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