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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 번 글: [현지 인터뷰] 아프간여성혁명동맹 조직원
글쓴이: 별족 글쓴날: 2001년 10월 30일 11시 25분 읽은수: 33964
헤마, 참세상 비비에스에 있는 거 내가 여다 옮겨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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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성, 이름도 희망도 없다"

이유진 기자 ujinlee@hanmail.net

"한국인 기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아프간여성혁명동맹(라와 RAWA: Revolutionary Association of the Women of Afghanistan)의 조직원은 그렇게 기자와 조우했다. <라와>는 아프간의 실상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통로다. 그들은 2천명 정도의 회원으로 구성된 비밀조직으로, 1977년 창설돼 지금까지 인터넷과 각종 언론매체들을 총동원, 아프간의 민간인과 여성들에 대한 탈레반 정권의 만행을 고발해 왔다. 지난 몇 주 동안 전 세계 수천명의 기자들이 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기자도 그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그들에게 연락이 온 것은 이곳 시각 10월 23일 오전 9시.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여성혁명동맹 조직원

약속대로 그들은 이슬라마바드 홀리데이인 호텔에 오전 11시 정각에 도착했다. 자신을 <라와>의 한 조직원이라 밝힌 여성의 이름은 마리암 라위(Mariam Rawi, 26). 그의 이름은 물론 활동을 위해 만든 가명이다. 그는 기자의 이메일을 보고 한국 여성들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인터뷰를 수락했다고 했다.

여성은 발목만 보여도 투석형을 받고, 길거리에서 부르카(아프간 여성들의 몸 가리개, burqa)가 예의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총살을 받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처럼 여성의 인권을 위해 활동한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이나 다름없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먼 동양의 여기자를 만나러 온다는 것 역시 일종의 모험이었다.

"아이들이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다"

"한국여성들의 반전 움직임을 전해듣고 정보를 알리고 싶었다. 많은 조직원들이 페샤와르와 퀘타에서 아프간 난민들을 돕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민주적인 정부 수립을 원하고 있으며, 탈레반에 반대하는 여성의 권리쟁취를 위해 각종 노력을 하고 있다."

11명의 지도부가 있는 <라와>는 카불에 본부를 두고 있다. 약 500명의 멤버들이 지금 파키스탄에서 활동중인데, 그들은 정치적인 시위와 난민촌 지원사업을 주로 펼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퀘타와 북부 페샤와르 지방. 이곳은 최근 아프간 난민들이 가장 많이 몰려들고 있는 난민촌이다.

"페샤와르 근교에 있는 젤로지(galozai) 난민촌에서의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날동안 식량이 없어 굶고 있었다. 한달 전 우리가 그곳에 방문했을 때, 어떤 사람은 딸이 굶주려 죽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가 간 바로 다음날에도 다른 아이가 죽었다. 거기엔 학교도, 병원도 없다. 다른 난민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들은 퀘타에 말랄라이 병원(Malalai hospital in Quetta)을 열었지만 최근 경제적인 사정으로 문을 닫았다. 돈이 없이는 어떤 구호품과 의료기구도 구입할 수가 없다. 그래서 <라와>는 더 다양한 프로젝트 사업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998년 3월 8일, 38 여성대회에서는 <카불 여성들을 위한 꽃>이란 캠페인이 열렸을 때, 그들은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 역시 전 세계의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널리 알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최근의 시위활동, 비정규적인 소식지 발행, 인터넷 웹사이트 운영 등도 경제적인 자구책이 거의 없다.

미국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라와>는 유엔 역시 '인권'이란 이름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유엔 역시 우리를 보호해줄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많은 아프간의 난민들이 미국의 구호식량을 태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어떤 곳에는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고, 어떤 곳에는 식량을 떨어뜨린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자유를 위해 전쟁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웃기는 소리다. 그것은 속임수일 뿐이다."

미국의 공격은 아프간 여성들에게 어떤 이익도 되지 않았다.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하나의 술책에 불과하며, 아프간의 여성들은 거기에 희생당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그러나 탈레반은 이번 전쟁으로 얻는 것이 많다고 그녀는 지적한다.

"이번 전쟁으로 탈레반은 이익을 얻고 있다. 그것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지지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 반대하는 많은 사회의 지지를 역시 받고 있다. 미국 역시 이번 전쟁으로 시민사회의 지지와 국제사회의 긍정적인 반향을 얻었다. 우리 국민들은 그 안에서 고통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반대한다고 해서 탈레반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탈레반의 여성억압 정책

무장군부세력인 탈레반은 1996년 수도 카불을 점령한 후, 여성들의 모든 외출을 제한했다. 마리암은 "아프간 여성들이 만날 수 있는 남자들은 오로지 그들의 아버지, 아들, 그리고 남자형제들 뿐이다. 탈레반은 여성의 취업과 교육을 금지했으며 그들의 독특한 회교법의 해석에 따라 통치한다. 그들은 종교적인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단지 여성들을 억압하기 위한 하나의 통제수단일 뿐"이라며 탈레반의 통치를 비난했다.

부르카, 즉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몸을 가리는 천을 덮지 않고서는 여성들은 길거리에 나서지 못한다. 만약 이 규제를 어길 경우에는 태형을 감수해야만 한다. 1996년 12월, 탈레반은 부르카 미착용 혐의로 225명의 여성들을 체포했다. 8천여명이 다니던 카불대학의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쫓겨났고, 여학교는 문을 닫았다.
오로지 남자아이들만을 모아 종교에 대해서만 가르치는 탈레반에 반대해, 아프간 여성들은 25살 이상의 여성들을 위해 '홈베이스스쿨'이란 일종의 비밀학당을 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카펫직조와 옷 재봉 등을 배운다. 그리고 이것을 생계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은 여성에게 반대하고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그들은 매우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대단히 위험하고,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알려야 할 사명이 있다. 그들이 있는 한 아프간 여성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미래 역시
없다."

아프간 여성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엄마는 단지 '하비바(Habiba)'라 불리고 할머니는 '비비(Bibi)'라고 부른다. 이름 없이 살아온 그들의 윗세대와 마찬가지로, 마리암 역시 가명으로 생활해야만 한다. 남편과 2년 9개월된 아들이 있다는 마리암은 말한다.

"가정적으로는 남편이 여성주의를 지지하고 RAWA의 활동을 지원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다. 남편은 매달 30~35달러씩을 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몹시 좋지 않다. 지금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상당히 힘들고 괴롭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아프간의 미래는 암담하다."

2001/10/24 오후 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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