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6 번 글: [성폭력]검·경, 성폭력 피해여성 두번 울린다 |
| 글쓴이: 차차 |
글쓴날: 2001년 04월 24일 15시 36분 |
읽은수: 22554 |
성폭력 문제를 전담하는 여경찰, 검찰이 꼭 있어야 겠죠.
경찰서에서 다루는 사건 중 많은 비율이 성폭력일텐데, 전담할 수 있는 여경찰이나, 교육받은 경찰이 없다는 것은, 진짜 신고못하게 할려는 "적극적인" 제도라는 생각이 드네요.
--------------------------------------------------------
가해자 옆에 앉히고 공개조사 일쑤 \'신뢰인\'입회 거부·모욕적 질문도
성폭력 피해자 이아무개(24)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고 말한다. 이씨는 지난 2월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사계에 들렀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가해자가 버젓이 형사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담당 형사는 태연하게 그에게 “옆에 앉으라”고 말했다. “같이 한자리에
앉는
것도 두려운데 옆에 나란히 앉으라니….” 마침 함께 간 여성단체 관계자가
강력히
항의해 그나마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조사에 들어가자 담당 형사는 그에게 “소설 잘 읽었다”며 내뱉든시
말했다.
그 경찰관은 한술 더떠 “요즘 심각한 사건이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며
합의를
종용했다.
이런 사정은 검찰에 가서도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검사의 첫마디는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나”며 대뜸 그를 책망하는 것이었다. 조사도 직원들이 다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대검 강력부가 지난 99년 전국 검찰과 경찰에 내려보낸 `성범죄
피해자보호지침\'이 일선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중삼중의 또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대질신문은 극히 예외적으로 시행하도록 돼 있으며,
특별한
이유없이 합의를 종용해 특정인을 비호한다는 의혹을 사지 않도록 할 것도
명시하고 있다. 또 피해자에게 `성폭행 당했을 때의 기분\' 등 공소유지에
불필요한
질문을 금지하고, 조사과정에 가족이나 친지 등 `신뢰인\'이 입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침은 일선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직장내 성폭력으로 피해를 입은 나아무개씨는 최근 성폭력피해상담소
관계자와
함께 경찰에 출두했다. 하지만 담당 경찰관은 “여기는 부모님도 못들어오는
곳”이라며 `신뢰인\'으로 동행한 상담소 관계자를 사무실에서 나가도록
요구했다.
나씨는 결국 혼자 서너시간 동안 불안에 떨며 조사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조사과정에서 경찰관의 표현도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몇번을
했느냐” “몇번을 올라탔느냐” 는 등 수사에 필요한 이상으로
노골적이었다.
지난 3월 길가는 남자로부터 추행을 당한 김아무개(34)씨의 경험도
비슷하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시 벽에 붙은 벽보를 보고 있다가 한 남자가
가슴을
만지는 봉변을 당했다. 마침 지나가던 한 시민의 도움으로 추행범을 붙잡아
경찰로
갔다. 그러나 담당 경찰관은 실실 웃으며 “만질 때 왜 가만히 있었냐”는
등
불필요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추행 당시 양 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서
저항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을 했는데도 경찰관은 그저 재미있는 일이라는 식의
조사태도를
보였을 뿐이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서울여성노조의 정양희 위원장은 “성폭력상담의 10건 중 5~6건이 경찰
조사과정에서 느꼈던 모욕감을 호소하는 상담”이라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제2의 `성폭력\'이나 다를 바 없는 성적 수치심을 강요하는 행태에 대해
정부의
특별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hjclove7@hani.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