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9 번 글: 군산윤락가화재 피고 유죄선고 .. 그러나, |
| 글쓴이: dalara |
글쓴날: 2001년 02월 09일 17시 47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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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윤락가화재 피고 유죄선고
업주들 징역 3 · 4년씩...재판부 "감금 등 혐의 인정"
최경준 기자 hosiuhang@hanmail.net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형사2단독(판사 김영학)은 지난해 9월 18일 윤락녀 5명의 목숨을 앗아간 군산 윤락가 화재참사와 관련 오늘(7일) 오전 10시 "피고인 박복현(41)과 박중환(30)의 중과실치사, 윤락행위방지법위반, 감금, 부당이득 등의 기소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인정되므로 피고인을 각각 징역 3년과 4년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김영학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박복현과 박중환은 윤락업소구조, 윤락녀 임금지급 방법, 주민등록증을 빼앗아 보관한 점, 평소 목욕탕, 미장원에 동행한 점을 종합해 볼 때 감금, 윤락행위, 부당이득 등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판사는 또 "피고인들이 이 업소 외에도 예전에 같은 윤락영업을 했고 장소만 변경해 계속해서 윤락행위를 했던 점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윤락여성 5명의 무고한 생명이 사망한 엄청난 참사를 유발한 점이 참작돼 형량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들 외에도 포주 박복현 씨의 어머니 전갑덕(64) 씨에게도 같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윤락녀들을 화재발생 업소에 팔아 넘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전영만, 송성민, 김선균 씨에 대해서는 윤락행위방지법위반과 방조의 혐의로 각각 징역 8월에서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박씨의 언니 박복희 씨에 대해서는 사문서 위조의 혐의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재판부는 시민단체와 희생자 유족측에서 실제 포주로 지목했던 박씨의 남편 이형렬(47) 씨에 대해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 판결 후 유가족 반응 - "우리 나라 재판부의 한계를 느낀다."
판사의 선고가 끝나자 숨죽이며 판결을 기다렸던 희생자 유가족들은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마디로 우리 나라 재판부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사람을 다섯이나 죽였는데도 기껏해야 3,4년만 살고 나오면 된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윤락녀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했던 일기장의 주인공 임모(21) 양의 아버지 임모 씨는 상기된 얼굴로 분을 토했다.
"한 번 생각해 보쇼, 새파랗게 어린 애들 다섯 명을 방에 가둬놓고 불에 태워 죽였는데, 그런 살인자들에게 징역 3년이라니... 그래서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겁니까? 내가 누차 이야기 하지만 나 돈벌면 이 땅 떠나버릴 겁니다. 이게 무슨 법입니까? 여성부인가 뭔가가 생겨봤자 결국 그 밥에 그 나물밖에 더 되겠어요?"
임양의 어머니 박모(46) 씨는 죽은 딸이 생각난다며 다시 눈을 붉히기 시작했다.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서 새벽4시에 출발했다는 희생자 권모(27) 양의 아버지 권모(56) 씨도 재판 결과에 분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형량이 너무 작아요. 그 놈들 항소하면 또 1,2년 줄어들고 2,3년만 감옥에 살다 나오면 될 텐데 그것으로 그 엄청난 죗값을 치를 수 있겠습니까? 죽은 얘들 얼굴을 어떻게 보라고..."
시민여성단체 재판결과 반발 - "재판부는 사건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군산 여성의 전화' 정미례 사무국장은 "다섯 명이나 감금상태에서 죽은 것은 살인행위로 무기징역도 적은 판에 초범도 아닌 재범자들에게징역 3,4년은 너무 형량이 적다"며 "재판부와 검찰의 문제의식이 정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국장은 또 "재판부도 문제지만 검찰과 경찰이 더 잘못"이라며 "처음 초동수사가 미비했기 때문에 포주의 장부 등 증거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이런 판결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제 포주로 지목되었던 이형렬 씨에 대한 선고 결과에 대해서 정국장은 "최초 구형보다 1년 줄어들기는 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재판부도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북지역 시민여성단체들은 판결과 관련 오늘(7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본 사건의 결과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차원에서 재판부가 피해자쪽 입장에서 판결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을 이와 같이 가벼운 형량에 처한 것은 재판부가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며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재참사 국가배상소송과 성매매 특별법제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01/02/07 오후 1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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