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5 번 글: “여성해방특구 아방궁에 놀러오세요"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9월 27일 10시 2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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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여성해방특구 아방궁에 놀러오세요"
전시회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
가부장적 왕실문화의 터전인 서울 종묘공원이 여성해방특구로 변모한다. 9월29일부터 10월1일까지(오전 10시∼오후 7시, 토요일은 밤 10시까지) 8명의 여성작가로 구성된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그룹 ‘입김’이 여성미술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2000 새로운 예술의 해 미술 축제의 하나로 선정된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는 왕실의 지맥인 종묘를 평범한 여성의 몸, 특히 탄생을 관장하는 ‘자궁’으로 재구성하여 ‘아름답고 방자한 자궁’이란 개념의 공간 ‘아방궁’으로 조성한다.
귄위적이고 강압적인 남성중심의 놀이문화를 요리, 옷, 출산의 경험 등 여성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여성의 놀이문화로 대체함으로써 대중과 함께 그들의 삶과 일상을 예술 안으로 회복시켜 소통하고자 한다. 형식은 전시의 성격을 띠지만 내용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미술 이벤트에 가깝다.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제복을 해체하여 만든 재미있는 복장과 가면 분장으로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댄스파티장 ‘종묘에 딴스홀을 허하라’, 다리 벌리지 마라, 큰소리 내지 마라 등 여성에게 금지되는 “∼ 마라”를 깨뜨리는 ‘마라 풍선 터뜨리기’, “여자가 뭐예요?”라는 화두를 던져 여성에 대한 상념을 접시에 표현토록 하는 ‘접시에 그림 그리기’, 여성의 질을 본따 만든 통로를 통과하게 하여 출산의 경험을 나누는 ‘자궁탄생체험’, 남녀의 성기를 새겨 넣은 뽑기를 먹으며 성에 대한 의미를 뒤집어보는 ‘뽑기따먹기’, 여성의 얼굴과 꽃을 조합해 만든 작품을 담장에 설치해 종묘의 역사를 여성의 역사로 바꾸는 ‘꽃담 이야기’ 등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가 마련된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입김’은 “미술계에서 소수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던 여성주의적 시각의 미술가들이 현실의 두터운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상징하는 종묘라는 공간에서 사물화된 여성의 몸에 새로운 시선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전시 의도를 전한다. 이와 함께 소박한 대중의 삶과 일상을 미술의 새로운 가치로 승화시켜 여성주의적 미술의 보편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도 담겨 있다.
[최이 부자 기자 bjcho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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