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4 번 글: KBS, 공영방송 양심 저버린 성차별 정리해고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9월 27일 10시 25분 |
읽은수: 14223 |
여성신문
공영방송 양심 저버린 성차별 정리해고
KBS가 환경직 노동자 98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한 것에 대해 KBS 노조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등 6개 단위는 항의 성명서를 내고 ‘명분 없는 부당 해고’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특히 정리해고 대상인 환경직 노동자의 70%가 여성이어서, 이번 해고방침은 ‘고용상의 성차별’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정리해고는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취해진 것으로, KBS는 8월 31일 노동조합에 ‘환경부문 인력효율화 협의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공문에 따르면 환경업무 종사직원 전원을 10월 30일까지 해고하고, 퇴직자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하며 재취업을 알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적 의무인 해고 회피 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 없이 별도 합의사항으로 남겼다고 노조는 전했다. 환경부문 노동자는 일용계약직으로 본사 48명, 지역 50명 등 모두 98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노조는 “KBS가 회사를 위해 20년을 일해 온 사내 소수 직종인 환경직 노동자들을 외부 용역보다 비싸다는 이유로 정리해고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양심을 잃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는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이며, 해고 대상자에 남성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성차별과 무관하다”고 강조했으나, KBS여성협회는 “구성원의 대다수가 여성인 직종에 대한 정리해고는 명백한 고용상의 성차별이다”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환경직 노동자 전원을 포함하여 9월 1일 경영진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매일 사장 출근 시 항의집회를 열고 있으며, 15일에는 조합원 총회를 거쳐 집행부가 철야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정미정 노조 여성중앙위원은 “정부의 하반기 공공부문 개혁 성과로 내보이기 위해 경영진이 환경직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것은 사회정의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전 조합원이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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