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4 번 글: 여성연합 '호주제 폐지운동본부' 발족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8월 24일 19시 4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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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연합 '호주제 폐지운동본부' 발족
[건강/생활, 주요뉴스] 2000.08.23 (수) 19:03
"전남편 아이를 데리고재혼을 한후 아이를 한 명 낳았다. 전남편 아이를 지금의 남편 호적에 올리고 아이의 성도 바꾸고 싶지만 현재로선 달리 방법이 없다. 주민등록상에도 아이는 동거인으로 돼 있다. 아이에게 법적인 아들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
"아이에 대한 친권을 갖고 있는 이혼녀다. 나는 호적을 만들 수는 있지만, 아이는 호적에 올릴 수 없다. 아이가 있는 남자와 혼담이 오고갔지만 10억원 상당의 재산 상속권 때문에 재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 아이에게 제대로 상속이 안되고, 재혼한 남편과 그 자녀에게 재산이 가는 것인지 불안하다. 아이의 성을 바꾸지 않더라도 호적에 아이를 올리고 재산상속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지난달 여성연합의 '호주제 폐지운동본부' (http://no-hoju.women21.or.kr)가 발족한 이후 남성 중심적인 법체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의 사연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성연합뿐 아니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http://www.kncw.or.kr), 가정법률상담소(http://www.lawhome.or.kr)등에서도 호주제 관련 피해사례와 일반인들의 의견을 모집중이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단체협의회.가정법률상담소.민변.참여연대.환경연합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들은 9월말까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를 구성하고 위헌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60여명이 위헌소송 원고인단에 참여할 의사를 밝혀왔다.
이들은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 헌법 11조1항과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한다' 는 내용의 헌법 36조에 근거해 위헌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호주제 원고인단에 참여한 여성학자 오숙희씨는 "가족을 상징적 존재로 이해하는 법체계때문에 눈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며 "호주제가 폐지되면 대를 잇기위해 아들이 필요하다는 남아선호사상 등 우리사회의 가부장적 분위기가 상당히 약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남성중심의 호주제도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계층은 재혼가정의 아이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해도 어머니나 새 가족의 호적에 들어갈 수 없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등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같은 유교문화권에서도 이같은 남성중심의 호적제도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호주제가 남아있는 대만도 공동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가족을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가족 중에서 최연장자가 가장이 되도록 했다.
일본이나 중국은 호주제가 아예 없다. 일본은 패전과 동시에 '부부와 미혼자녀를 기본으로 하는 '호적을 새로 만들었는데 가족이 바뀌면 자녀들 개인의 선택에 따라 성도 바뀔 수 있다.
중국도 1980년 혼인법을 개정하여 자녀의 성은 부모 어느 쪽을 따라도 상관없도록 했다.
하지만 유림과 일반인들의 반발로 호주제 폐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법무부에서 개최한 호주제 관련 토론회에는 한국씨족총연합회.성균관 유도회 총본부 등 유림 6백여명이 집단적으로 몰려와 토론 진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전남대 법대 정환담 교수는 "가족공동체 유지와 동성불혼은 한민족 가족제도의 원칙이기 때문에 역사적 자생력과 독자성을 지키기 위해 문화유산인 호주제를 존속시켜야 한다" 고 주장했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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