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2 번 글: 여성·시민단체 호주제 폐지운동 본격화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8월 08일 21시 17분 |
읽은수: 11852 |
국민일보
여성·시민단체 호주제 폐지운동 본격화
[건강/생활] 2000.08.07 (월) 16:26
가부장적 인습의 마지막 보루인 호주제 폐지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성단체연합 여성단체협의회 가정법률상담소 민권변호사협회 참여연대 환경연합 등 여성단체 및 시민 사회단체들은 이달말 호주제 위헌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위헌소송은 호주제가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 헌법 11조 1항과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36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근거에서 나온 것．여성계에선 호주제가 한국사회의 남성중심적 사회관습과 의식을 강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오래 전부터 개정을 요구해왔다．
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현행 호주제 아래서는 아들 손자 등 직계 비속 남자가 호주 승계 1순위며,다음으로 딸-처-어머니-며느리 순이어서 남성우선”이라고 말했다．또 자녀에게 아버지의 성과 본만을 따르게 하고,자녀를 아버지 호적에 입적하게 돼 있어 부부의 동등한 권리를 외면할 뿐아니라 재혼가정이 늘어나는 현실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성이 이혼 뒤 자녀를 혼자 양육해도 아이는 아버지 호적에 남아 있게 된다．또 재혼할 경우 자녀를 자신과 같은 호적에 입적시키려면 새 남편 동의는 물론 자녀가 속해 있던 전남편 집안 호주 동의를 얻어야 할 만큼 남성 위주다．
여성연합 이경숙 정책부장은 “호주제는 중국에서 전래된 종법제를 일제가 통치편의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일본서도 오래 전 폐지됐다”며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을 뿐 아니라 태아 성감별 낙태,남녀성비불균형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주제의 폐지는 단순히 신분등록제도만의 변화가 아니라 지난 수십년 동안 이 제도를 통해 유지되었던 남성 중심적 가치관을 양성평등한 가치관으로 변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결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성단체연합은 호주제 폐지운동 사이트(http://hoju.women21.or.kr)를 개설했으며,제도 개선운동을 측면에서 지원해줄 ‘딸 가진 아버지들의 모임’도 만들기로 했다(02-2273-9535)．
/김혜림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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