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0 번 글: <제안> 김경위 살리기 연대모임을 만듭시다. |
| 글쓴이: 신딸기 |
글쓴날: 2000년 08월 05일 17시 36분 |
읽은수: 11982 |
여성문화동인 살류쥬에 김경위 살리기 연대모임을 하자는 제안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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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 김경위 살리기 연대모임을 만듭시다.
김경위는 직장에서까지 남편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폭력과 의처증에 시달리면서도 여성에게 불리한 온갖 관행을 딛고 파출소장까지 이른 여성이다.
이 여성이 딸의 분노를 산 것은 순전히 딸에게 내제된 잘못된 가부장제 윤리관 때문이다. 일하는 여성, 한 인간으로서의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한 이 딸의 타자(어머니)인권에 대한 무지와 이기심,폭력성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을 동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늙고 헐어진 가부장제 윤리관보다 어린 딸을 버린 어머니라는 표지가 대중에게 더 감정적으로 잘 먹혀들기에 사용하는 수법과 그에 동조된 자들이 우리 사회에 아직 많다는 증거다. 은진이는 이미 자립이 가능한 대학 2년생이다. 어머니가 언제까지 자신을 희생하며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강요를 어떻게 그렇게 당당히 (인터넷공개 및 계속 비슷한 글 올림) 할 수 있단 말인가?
오빠 친구들까지 모아서 어머니와 다른 남자가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곳을 급습한 가족의 행동과 폭로 등으로 미루어 우리는 이 가족구성원의 보편적 가족애와 인간으로서의 양식조차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그들이 가족을 위해 어머니의 개인적 행복을 희생하라는 요구는 너무도 부도덕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딸의 글이 몰고 온 파장은 어렵게 진급하여 열성으로 직무수행 하여 얻은 <일 잘하는 파출소장>이란 평가와 업적을 하루아침에 짓뭉개고 김경위를 수사당국의 간통확인이 없는 상황에서 간통녀로 추락시키고 파출소장에서 직위해제 하였다. 만약 은진이의 글이 아니라면, 만약 원하는 이혼이 성립되었다면, 이 가족이 조용히 어머니를 이해해 주었다면 김경위는 행복을 찾고 보다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누가 무슨 권리로 한 개인의 권리를 이다지도 짓밟을 수 있는가? 이혼의 선택도 결혼의 선택도 본질적으로는 개인의 것이다.
나는 이 여성이 어렵게 쌓은 경력을 그 딸과 가족이 짓밟는 폭력을 보며 무력하게 쓰러진 이 여성의 절망과 분노 , 그토록 자신을 지키려 애썼던 명예심이 통절히 피흘리는 모습을 피눈물의 심정으로 바라보았다.
왜 이 여성은 자신이 더이상 견디기 힘든 가정을 나와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는 죄로 어렵게 일궈 온 일자리마저 빼앗기고 사회적 매장을 당해야 하는가? 가부장제가 아직도 창궐하는 한국에 살기에? 이혼해주지 않고 매장시키는 독한 남편과 어머니를 자신의 평생보호자로만 아는 딸을 가졌기에?
간통죄는 사라져야할 악법이다. 그 악법에 기대어 남녀 누구든 자신의 사생활을 국가로부터 간섭당해서는 안된다. 대부분 사회적 리더들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법을 바꾸지 않는 이유는 순전히 관습에 찌든 우중의 평가(표)가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지성을 가진 사람들의 직무유기에 가까운 일이다.
그래서 이 여성은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가?
누구든 성취욕을 가진 사람은 직업이 얼마나 중요한 삶의 기반이며
자아실현의 기회인지 알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애정생활을 이유로 일자리를 빼앗지는 말아야 한다. 루윈스키 스캔들에 감싸인 클린턴이 <그래도 일은 잘한다>란 이유로 미국민이 그의 남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해 주었듯이 우리도 죄같지도 않은 죄를 구실로 국가가 키운 여성인재의 일자리를 빼앗아서는 안된다. 이는 국민적 손실이며 여성발전의 퇴행적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통죄 폐지운동과 더불어 <김경위 복직운동> 이다. 만약 검사결과로 간통죄인이 된다면 이 여성의 복직은 참으로 어렵게 되었다 . 그러나 만약 간통죄가 없었다면 그는 죄인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의 구명을 돕고 그의 심정을 위로하려 한다.
여기에 동의하는 분들의 의견과 동참을 바란다. 많은 단체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바라며 < 김경위 살리기 위한 연대모임> 을 제안한다. 살린다는 말 속에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가 있다.우리는 그 말의 의미를 채워가며 외롭고 수치감에 빠진 한 여성이자 어머니를 심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살려내려 한다. 동참단체나 개인은 살류쥬 쟁토방 게시판에 공표해 주시거나 메일을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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