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10 번 글: 유서...죽음을 눈앞에 두고 유서를 씁니다 //////////////////// |
| 글쓴이: tu |
글쓴날: 2003년 04월 09일 09시 29분 |
읽은수: 3500 |
유서...죽음을 눈앞에 두고 유서를 씁니다 ////////////////////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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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가네라
굽이 많아 굽이잦은 이승살이,
태양처럼 태양처럼 화려하게 살다가
허물 많은 육신, 허물처럼 벗어놓고
훨훨 훨훨 나 떠나가네라.
이승의 산하를 누비며
하나의 송곳 끝에 수천 개의 우주를 조각하고
수천 개의 삼라만상에 하나의 바늘을 조각하려
무한히도 무한히도 노력해 온
한 이름없는 나그네는 이제 길 떠나네라.
더 아름다운 언어로
더 아름다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노래하기 위하여
또다른 세상으로 훨훨 훨훨 나 떠나가네라.
저 먼먼 나라 거기에서도,
변함없이 변함없이 내 영혼의 눈에는,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이 출렁거릴 것이고,
변함없이 변함없이 내 혼백의 목청은, 노고지리처럼 노골노골 지리지리 노골노골 지리지리......
더 맑고 더 우렁찬 목소리로
그 세상을 거룩히 거룩히 노래하리라.
나 가네라
서산에 떨어지는 저녁해처럼
저 붉게 붉은, 서녘노을 너머 너머 먼먼 나라로
가뭇없이 가뭇없이 나 길 떠나가네라.
길손이여, 길손이여, 나의 끝맺음 앞에서,
아름다운 이 세상을 명경알처럼 투명하게 투명하게 찬미하던
한 이름없는 나그네가
또다른 세상에서 또다른 아지랑이의 뿌리를 캐기 위해
감연히 길 떠났다고 기쁘게 기쁘게 노래해 다오.
저으기 푸르디 푸른 산천초목아
이 강산 낙화유수야
나는 가네라, 잘 있거라 !
길손이여, 길손이여,
후생에서 다시 만납시다, 다시, 다시 만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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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서양 사람들은 30세만 넘으면,
유서를 써 밀봉해서 보관해 두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가끔 그 유서를 뜯어서 고치기도 하고, 그러면서 살아간답니다.
죽음에 앞서 쓰는 유서가 아니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 되어......
현재의 인생을 보다 알차게 살아가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보면 되겠지요.
자아, 여러분들도 유서를 씁시다, 유서를 씁시다 !
죽음......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억천만겁에 비하면 수십 년은 촌음에 불과하고,
수십 년을 더 산다한들,
바로 코 앞의 문턱 너머에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너와 나를 데리고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겠지요.
< 2003년 4월 8일 새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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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좋은 것을 더욱 좋게 http://cafe.daum.net/kkss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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