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신체를 남성(혹은 남성으로 치환되는 국가)의 '소유물'로 보는 가부장적 관점은 끝내 이렇게 무차별적 대중을 향한 성폭력을 감행하고 만다.
정신대에서 성노예 생활을 했던 여성들의 문제를 오로지 자국 여성들의 '정조'(이 역시 소유물이다)를 빼앗겼다는 '자존심'의 문제로 몰아왔던 역사,
성매매 여성이 주한미군으로부터 당한 성폭행과 폭력들을 성매매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역시나 민족적 자존심의 시각에서 접근했던 역사("주한미군은 너희 땅에 가서 강간하라!"는 구호)는
2002년말의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여중생'이 아니라 '중학생'이라고 굳이 강조를 하는 이유는,
남성적인 국가가(국가의 상비군과 치안권력이) '보호'했어야 할 '여중생'들을 다른 국가, 다른 민족에 의해 희생시켰다는 식의 저 남루한 소유관념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제 마누라의 정조마저 지키지 못하는 무능한 남편'으로 국가를 비유하는 순간, 여성의 신체와 성적자율권은 모두 남성의 소유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며, 소유물을 잘지키기 위한 강한 남성, 강한 국가가 성장한다.
한겨레21과 시사만화가 조남준은 이 만화가 여성의 정체성과 신체에 대한 폭력이며 무차별적 여성 독자들에 대한 성폭력임을 인정해야 한다. 한겨레 21측의 공식 사과와 작가 조남준의 집필중단을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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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SF ] 2002.12.12(목) 제43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