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약한 부분은 이런 겁니다.
'네가 나만큼 일하는 거 같애?'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 말입니다. 동일 직종에 대한 동일 임금을 말할 때에도 그렇고, 그걸 어떻게 가늠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지요.
농활을 가서 마늘을 캐거나 담배잎을 따던 동기녀석(남)이 허리가 꺾어질 듯 아프다고 했습니다. 밭을 메거나, 마늘을 캐거나, 담배잎을 따는 것은 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따온 담배잎을 나르고 묶어서 걸어서 말리는 일을 했지요. 허리가 무척 아프다면서 그 녀석은 '어떻게 이 힘든 일을 여자들만 할 수 있지?'라고 말했답니다. 여성인 나는 그 무거운 담배잎을 그 녀석만큼 나를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녀석보다 더 오래 쭈그리고 앉아있을 수 있는 내가 밭을 메는 것에 아무 말도 못 했지요. 내심, 여자들이 하는 일을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 듣기 좋았습니다.
어차피 남자가 그 일을 하지 못한다면, 크기나 모양이나 뭐 드러나는 것만 보고 '여자들 업무량이 남자보다 작다' 라거나, 더 심하게 '논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그렇게 말하는 것은, 같은 일을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러니까, 계약직으로 전환하고는 -으로 나누어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이므로 업무가 같더라도 같은 게 아니고, 그러니까 대우도 달라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제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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