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에 들어서 등장하게 된 여성운동 및 이의 이론들은 거칠게 말하자면 다음 두 가지 명제로 간추려 지면서 전개되었지요.
"우리도 (남성과) 같다."
"우리는 (남성과, 혹은 여러 다양한 여성과) 다르다."
사실 두 명제다 '평등'을 염두에 두고 나왔다는 공약수를 가지고 있으나,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또한 이를 토대로 소위 해방으로 가는 길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상이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성학게시판은 이렇게 여성운동 및 페미니즘이론의 큰 흐름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할께요. 그 첫 번째가 자유주의 페미니즘입니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앞의 명제 즉 "우리도 같다"란 명제에서 출발합니다.
자유주의 페미니즘은 18세기 서구가 봉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되면서 등장했던 '자유주의'이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때 이후, 신에게 종속/통치된 인간에서, 이성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의 위치를 보는 입장이 대대적으로 전환되었지요.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동등하다... 이것이 자유주의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자유주의의 폐단은 이 '인간'이라는 개념에 드는 집단을 구미에 맞는(좀 어렵게 말하면 사회적으로 기득권인) 일부로 한정시켰다는데 있습니다. 남성 그것도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이 있는 그런 백인 남성들만이 이 고매한 '인간'이란 범주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성은 동등한 만인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이것에 대한 근거로 당시의 자유주의 사상가들(루소, 로크 등)은 여성은 '감성적'이어서 '이성적'인 남성의 보호와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지금과 상당히 유사하죠?)
이러한 자유주의의 한계에 맞서서 이성적인 '인간'의 범주를 여성까지 넓히고자 했던 것이 자유주의 페미니즘입니다. 한발 양보해서 여성이 '감성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가정에만 매어놓고 교육도 시키지 않은 현사회의 풍토 때
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여성을 교육시키고,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적 관행이나 제도들을 철폐하고, 여성의 사회참여를 넓힌다면 "우리도 같다!!!"
따라서 이들은 사회구조 전반을 바꾸기보다는 현행 체제 내에서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조건과 기회를 넓히는데 운동의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여성교육과 참정권문제가 대표적인 운동의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입각하여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여권론자로 부르기도 하지요.
지금 '권리찾기'라는 말이 오만군데서 다쓰이니까 참 얌전한 운동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당시 참정권을 확보하기 위한 여성운동은 자결과 분신을 불사하는 절박한 운동이었습니다. 예컨대 요즘말로 하자면 대통령배 경마전에서 "여성도 인간이다.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하며, 경기도중에 운동장으로 투신을 하는 사건도 있었답니다. . T.T
이러한 자유주의 페미니스트, 즉 여권론자의 대표적인 사람들로, 1789 프랑스 혁명에 동참하여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한 드 구즈(Olympe de Gouges), 영국의 멜리 울스턴크래프트, 밀(John Stuart Mill), 20세기 후반 미국의 베티프리단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식민통치하(1910년대)에서 여성교육운동이 일어났던 것이 이런 자유주의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