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정말 느낄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하지만..
일단 떠오른 단상을 적어보면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보면서 상당히 묘하다 느꼈지만
뭐라고 짚어낼 수 없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영화 속의 여성을 잡는 카메라 움직임 때문이었나봐요.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나에 대해서 어설프게나마 알게 된 지금 추측해보니까.
예컨대 '프리티우먼'을 생각해봅시다. 여자가 거리를 걸어오는 것을 화면에 잡을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관습적인 카메라 시선의 흐름과 맞부딪히죠.
다리부터 위로 훑어올라가다가, 가슴에서 약 0.5초 정도 스톱, 그리고 웃고 있는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관습은 광고에서도 볼 수 있지요.
차에서 내리는 여자를 잡을 때도, 차에서 내리는 여자의 다리는 클로즈업되지요.
섹스를 할 때도
카메라는 여지없이 여성의 엉덩이로부터 가슴에 이르기까지 남성의 시선에 따라 움직입니다.
영화에서 여성은 '인격'이라기 보다는
'육체'로서의 의미가 크게 부각된다는 것이죠.
특히 블록버스터에 나오는 여성들은(때론 여전사도 있지만)
사건 해결에 도움이 안되는,
마치 탑에 갇힌 공주같은 느낌의 여성들이 대부분이죠.
주인공(남자)이 문제를 다 해결하는 찰나, 주인공의 파트너인 그녀는 꼭 그 찰나에, 악당의 인질이 되는 수고를 거치므로써, 막판 반전의 실마리를 제공하지요.
그녀가 아무리 첩보원이니, 박사니 등 그런 어마어마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녀는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 (감독이 원하는)실수로 '적'에게 잡힙니다.
그녀의 능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혹은 주류영화에서 여성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꼽자면,(여전사가 주인공인 것을 제외하고는)
'미이라'와 '스크림' 정도가 있을 것 같네요.
그나마 여성이 인격을 가졌을 때도,
그녀는 굉장히 단면적입니다.
착하거나, 팜므파탈 즉 악녀거나요.
물론 위에서 언급한 영화들은 이른바 주류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특징들이지요. 그렇지 않은 영화도 많겠지만
'주류'에 대해서 비판이 더욱 몰리는 것은 이것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이란 것을 무시 못해서이겠죠.
카메라 시선이 어떻게 다른가 느끼고 싶으면
피아노에서 베드신을 보면 될 것 같아요. 어떠한 것이 여성적 시선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성의 욕망이라는 것이 적절하게 표현되었다는 느낌이 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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