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죠.
와. 또 야옹의 게으름 때문에 맑스주의 페미니즘을 이야기 한 지 꽤 오래 지났군요. (--; )
저번에 이야기했듯이 맑스주의 페미니즘(주로 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에 근거하자면)에서 여성억압의 근원으로서 '남성-공적영역(잉여를 낳는 노동), 여성-사적영역'으로 구분을 들고 있지요.
즉 여성의 차별과 억압은 아주 구체적인 물질적인 기초 위에서 이루어져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맑스와 엥겔스의 뒤를 이어서 '여성문제'의 답과 해결책을 구하려던 사람들 - 이들을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라고 하죠- 은 이 사회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족'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의견과 이론을 제시하고 있죠.
사적영역(가족)과 공적 영역(좀 거칠게 말하면 돈이 되는 노동을 행하는 곳)이 구분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 둘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아주 근본적이라 생각되기 때문이죠.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상당히 다양한 방향에서 '가족'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그 큰 가지 중의 첫 번째로 꼽을 수가 있는 것이 '가사노동'문제이지요.
(가사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글로는 달딸 뉴스게시판의 33번 오조영란씨가 인터넷 한겨레에 쓴 '엄마의 도시락과 무보수노동'을 참조하세요. 귀찮으시다고요? 그럼 여기다도 퍼놓죠. 너무 과도하게 친절한 듯 해. 여름 자체가 과도한 계절이니까.머. )
왜 가사노동은 무보수로 유지될 수 있을까?
가사노동이 여성의 의무가 된 데에는 어떠한 기반과 이데올로기가 작용하는 것일까?
가사노동이 일어나는 장인 가족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가?
머 이런 질문들이 논쟁을 이어가면서 도무지 난해할 수도 있는 문제제기로 나아가기도 했지요. '돈되는' 노동뿐 아니라 가사노동도 '가치'를 낳는다고 해서. 다른 노동과 일반적인 방법으로 가사노동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들을 '어려운 공식과 수'로서 표시하려는 노력들도 있었죠.(아.. 가치론이라는 것은 도무지 힘들다니까요.)
머리를 쥐어짜보면.
물건 혹은 서비스 등등이 '가치가 있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지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사용가치란 물건이나 서비스와 같은 것을 사용하므로써 얻게 되는 효용이지요. 이를테면 볼펜이 있다고 하죠. 이 볼펜을 가지고 노트필기를 하게 되거나, 머리를 긁적이거나, 등을 긁거나 등. 그 사용목적이 일반적이거나 엽기적이거나 여하간에 볼펜을 '사용'하면서 얻게 되는 효용을 일컫는 것이 '사용가치'이죠. 하지만 만약 볼펜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이를 팔면서 생계를 꾸린다면, 이때의 볼펜은 '교환'될 때만 가치를 얻게 되겠죠. 이것이 '교환가치'입니다. 안팔려서 창고에 쌓여있는 볼펜은 이 사람에게는 '가치'가 없는 것이죠.
가치를 가지고 볼 때, 졸렬하게 정리하자면,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은 소외되지 않으며, 교환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은 그 노동으로부터 노동자를 소외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그 노동이 교환으로 인해서 계산되기까지 그 유용성은 평가받을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 중 많은 이들은 여성이 자신의 가족들이 먹히고 재우고, 입히고, 깨끗하게 살게 하는 등에 노동, 아 쉬운 말이 있었죠!!! 가사노동 ^0^, 을 하는 것이 위의 사용가치를 낳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가사노동은 사용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소외되는 노동이라는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따라서 인간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하나의 원자가 아닌, 구체적이고/주관적인 존재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 가족이 됩니다. 자신이 하는 노동으로부터 소외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 결과 가족은 자본주의사회의 공적인 세계에서 버틸 구석이 없어진 '인간적 가치'(좋고 예쁜 것들. 알콩달콩 부대낌, 온화함, 신뢰, 대화, 화해, 자발성, 성적인 기쁨, 이해, 함께 놀기 등)가 그나마 용납될 수 있는 장이 됩니다. 따라서 여성은 정서적 삶과 '='될 수 있으며, 남성은 생존을 위한 열라 각박한 삶과 '='됩니다.
그런데 정말 여성이 소외되지 않은 노동을 하고 있을까? 다른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는 "아니,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단 말인가?" 문제제기 합니다.
질라 아이젠스타인(Zillah Eisenstein)와 같은 똑똑한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성에게 가사노동이 '선택'일 수 있는가?" 광고만 보십시오. 주부는 여성입니다.
어떤 집단(여기선 여성이겠죠)에게 규범이나 의무로 부여된 임무는 기본적으로 소외를 낳을 수밖에 없겠죠. 또한 가사노동은 이른바 다른 노동과 달리 고립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 따위 일로 쉽게 무시당하며(드라마를 보십시오. 40-50대 되는 보통의 여타 갈등을 해결하는 현명한 집안어른의 역할을 하는 아저씨가 부인에게 소리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죠. "여자가 집에서 하는 일이 머 있다고!!!?"), 반복적이기에 여성을 소외시킨다는 것이죠.
가사노동을 소외의 영역으로 보느냐, 그렇지 않은 않은가는 양쪽 다 특정부분에서는 정답입니다.
가사노동을 하는 여성은 공장노동자보다 일을 하는데 시간관리에 자유롭고, 그리고 비교적 덜 소외되는 삶을 체험하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비젼을 제시할 수도 있죠. 이런 점에서 가사노동은 덜 소외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은 정치적이라거나 공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배척되고 (선거때마다 자주 들을 수 있는 이야기. 한 후보가 이른바 훤하게 생겨서, 주부들(여성들)의 표가 몰려 나왔다는 것 등), 미리 정해지고 반복되고 사소하게 여겨지는 일들을 반복하고도 있죠. 이 점에서는 소외되었다고도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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