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 페미니즘이라...
여기부터 사실 그 안에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서, 개론적으로 정리하기가 두렵네요. '응.. 이것은 이러한 페미니즘이야, 혹은 이론이야. 그렇지 않니?' 이런 식으로 단정을 짓는 다는 것이 왠지 행간의 의도들을 얄팍하게 다룰지도 모른다는 부담이 있어서요.
감안하고요.
다음에 더 깊게 이야기 나눌 때, 이러저러한 차이들을 다루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실 맑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페미니스트들은 대부분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라고 해서 여성억압의 근원과 그 해방의 가능성을 '자본주의/사유재산/계급' + '성'자체에서도 찾는 (맑스주의로부터) 조금 더 나아간 이론적 토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맑스주의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것은 맑스 원전에 의거하여 '성억압과 해방'에 대해 서술한 것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맑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페미니스트들의 이론을 '사회주의 페미니즘'에 관한 부분에 추후 서술한다는 것이지요.(물론 되도록 빨리요.)
두 번째로 (것도 아주 늦게 --;) 소개하게 된 맑스주의 페미니즘은 자유주의 페미니즘이 본래의 사회구조를 인정하고 난 상태에서 '여권'을 주장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물
론 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 억압의 근원은 단지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문화적 배척 (것도 우연히 이루어진)에서 찾아야 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 특히 자본주의의 성립
이라는 것과 구조상에서 '의도적 혹은 필연적'으로 연결된 것이라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맑스주의 페미니즘을 공부할 때, 가장 많이 참조하는 저서는 F.엥겔스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Der Ursprung der Familie, des Privateigentums und des Staats)」이라는 책이랍니다. 이 책 역시 여타 맑스나 엥겔스의 작업처럼 방대하고요, 역사적인 기술로 이루어져 있답니다.(시간 있으신 분은 한 번 읽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역사적인 서술이라서 적절한 인내심만 가지면 읽을 수 있을 것이에요)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맑스의 작업을 이어서 사유재산을 소유한 가족과 이를 토대로 이루어진 국가라는 것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나를 밝히려고 합니다. 역시... 방대한 작업이겠죠?
이 책은 루이스 H. 모오간의 「고대사회」(1877)와 바호펜이란 사람의 「모권제론」(1861)이라는 당대를 풍미했던 인류학적 상상력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야간-미개-문명이라는 역사의
단계들에 맞추어서 가족의 변화와 이것이 발전한 씨족, 및 국가의 성립의 케이스들을 주욱 나열하면서,
과연 언제 무엇 때문에 고대의 모권사회가 전복되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지요.
여기서 엥겔스가 주시하는 것은 '목축'의 등장입니다. 가축이 길러지면서 음식과 축산물의 공급이 더욱 많아지게 되면서, 자급자족에 필요한 물건 이외에 오로지 '교환'을 위해 사용할 식량
과 물건이 생겨났다는 것이죠. 처음에는 가축을 길들이고 다음에는 그것을 사육/관리했는데, 이것은 남자의 일이었답니다.
따라서 가축은 남자의 것이며, 가축과 교환해서 얻게 된 상품과 노예들 역시 남자들의 것이었죠. 그 가족이 획득한 일체의 잉여는 이로서 자연스럽게 남자의 소유가 되게 됩니다. 여자는 이런 가족의 잉여적인 것의 소비에는 참여할 수 있었지만, 여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종전과 가족 내에서 여자와 남자간의 분업의 형태가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목축의 등장 이전에도 남자는 (밖에서) 수렵 및 어로에 종사하며 식료를 채취하고, 또 이에 필요한 도
구를 만들고, 여자는 (집에서) 가사를 돌보며 음식과 의류를 장만하는 유사한 분업구조를 보였지요. 하지만 이때, 즉 아직 생산량이 미진하고, '소유'라는 개념이 희미했던 원시공산주의 사
회였기 때문에, 이러한 분업하에서는 각각의 영역에서 여자와 남자 모두가 많이 하는 말로 '주인'인 셈이었죠. 자고로 물건이 필요 이상 많아지고 부를 쌓는 것, 그 쌓은 부를 세대를 넘어
이어가기 시작했던 목축 이후에 이러한 동일한 부업 형태는 잉여적인 생산을 하는, 즉 바깥 일을 하는 남성의 노동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유산상속에 있어
서도 남성을 중심으로 하는 '부권제'의 확립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제 여성의 가사노동은 별볼일 없는 취급을 받게 되었으며, 남성이 축척하는 부의 의미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기초의 차이를 확연하게 표시해주는 엥
겔스의 다음과 같은 말이 있지요.
"남성이 부르주아지라면, 그의 아내는 프롤레타리아트이다."
사실 이러한 은유(메타포라고도 하죠. 사실 메타포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것을 은유라고 막 고치기에는 무언가 2%정도는 모자란 느낌이 있어서요)는 이후, 맑스주의 페미니즘의 논의에서 많이 차용되는 것이기도 하죠.
결국 이런 식으로 논의를 전개하자면, 여성이 해방되는 우리들이 드다지도 알고 싶어하는 길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귀결을 보겠지요.
여성의 해방, 남녀의 평등은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서 배제되어 사적인 가사노동에만 종사하하게 된 현하의 상황을 타파하는 것이다. 바꿔 말해서, 여성의 가사노동을 최소한하고, 남성과 그
역할을 나누며, 사회적 노동에 대규모로 참여하는 길이다...
따라서 이후 살펴보겠지만, 이 '가사노동'을 줄이는 방안, 더 나아가 가사노동을 사회화하는 방안, 가사노동의 가치 등등이 맑스/엥겔스 이후 맑시스트-페미니스트들의 숙제가 되었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