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4 번 글의 답장글: RE: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은 왜 여자인가여??? |
| 글쓴이: 후니 |
글쓴날: 2003년 06월 04일 22시 34분 |
읽은수: 7940 |
가끔, 정말 가끔 와서 글 읽고 가는 사람입니다... 글 쓰는 건 처음이네요. 근데 예전에 왔을 때랑 많이 바뀐 듯ㅡㅡㅋ 그냥 기분 탓이려나?
Anyway~ 여하튼~
'주인공'이라 표현을 하셨는데요... 글쎄요. '주연배우'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에는 남녀가 나와서 이하생략가능한 장면을 연출하지요. 아주 희귀하게 동성들간에...도 있습니다만ㅡㅡㅋ
궁금하신 부분은 아마도 카메라가 주로 여성을 비춘다는 점이겠지요? 남녀가 같이 하는 일이건만, 화면에 나오는 것은 대부분 여성(배우)이라는...
왜 그럴까요? 그저 감독의 취향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감독들의 취향이 비슷합니다. 감독의 취향을 넘어선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그럼 무엇을 살펴보아야 할까요?
우선, '바라본다'는 것에 주목해 봅시다. 우리의 감각기관 중 가장 일상적으로 자극에 반응하는 것은 시각입니다. 눈을 뜨고 있는 한 언제나 주위 사물을 눈으로 인식합니다. 바라봄, 응시라는 것이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기에, 우리는 때때로(실은 거의 언제나) 그 '응시'란 현상 속에 녹아 있는 권력 관계에 대해 잊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간혹 그 관계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예를 들어 볼까요? 으슥한 골목에서 깡패를 만나는 경우, 대개는 눈길을 '피합니다'. 간혹 마주 쳐다보는 경우, 그들이 흔히 하는 진부한 대사가 있죠? '눈 깔아...'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조각 남아있는 자존심을 자극한 결과일 것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바라 본다는 것은, 주체가 객체에 비해 적어도 권력 관계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일방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는 뜻이 되겠지요.
이제는 포르노그라피 자체에 주목할 차례입니다~ ㅋㅑㅎㅏㅎㅏ~ 이 지랄ㅡㅡㅋ
현대 사회의 상업성 어쩌구하는 이야기는 너무 진부하고, 다들 수긍하는 부분일테니 넘어가도록 합시다(실은 글쓰기 귀찮은 겝니다! 는 농담이고, 시간이 없어서ㅡㅡㅋ). 그렇다면 포르노그라피 역시 상업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직관적으로 자명한 명제가 나옵니다(증명은 생략합니다).
실은, 현대 산업 중에서 상업주의에 가장 악용당하는 산업분야 중 하나가 포르노그라피 관련 사업입니다. 제조부터 시작해서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상업성에 물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구체적인 예는 생략하기로 하겠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그럼 포르노그라피의 주 수요층은 누구인가를 물어 보겠습니다. 현상적으로 판단할 때, 누구입니까? 포르노그라피를 접하는 대부분의 '고객'(이라고 표현하기로 합시다...)은 남성입니다. 포르노그라피를 공급하는 사업자들은,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시선'과 결부시켜서 생각해 봅시다. 포르노그라피의 주 수요층인 남성들은, 무엇을 보기를 원할까요? 일상에서는 채우기 힘든 욕구, 일상에서는 가지지 못하는 권력을, 포르노그라피에서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그러한 욕구는, 여성에 대한 응시라는 형태로 나타날 것입니다.(그리고 많은 남성은 이성애자입니다 ; 여기서 남녀 주연의 포르노그라피가 동성 간의 그것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이유 또한 설명이 됩니다)
젠장젠장. 시간이 없어서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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